20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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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93. 한국어 교육 7주차.코이카 2015. 10. 26. 03:57
수업.대다수의 반이 문장을 만드는 수업에 돌입했고, 가장 진도가 빠른 반은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단계에 나아갔다. 이제는 걸러질 것들은 걸러지고 어느 정도 수업이 안정된 가운데, 여전히 수업을 듣겠답시고 여러 시도를 하는 어중이 떠중이들은 지치지도 않고 새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막상 수업을 듣겠다고 찾아 온 정성이 기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진도가 안맞아도 일단 앉혀놓고 듣게 함 + 금요일 1교시 선생님 수업 (이젠 선생님이 아예 없고 그냥 글자배우기 반이 되어버린) 에 참석하게 해서 글자를 배우게 하려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중에 꾸준히, 열심히 한국어 수업을 들을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한 두어번 재미로 얼굴을 비추던 학생들도 지각하고, 늦고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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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88. 대체 불가능에 대한 갈망.코이카 2015. 10. 22. 02:59
오늘 수업은 한국 아이돌 그룹의 그룹명과 이름을 가지고 '누가 ~입니까?', '그 사람은 ~입니까?'에 대한 대화를 만들어보는 내용이었다. 진도가 가장 빠른 반이기도 했고, 막상 아이돌의 사진과 이름만 보여주고 뮤직비디오를 안보여주고 넘어가기는 또 뭐한지라 예전에 한국 문화 수업을 하면서 가지고 있었던 뮤직비디오를 틀어주었다. 개인적으로 아이돌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번에 문화수업을 준비하면서 뮤직비디오를 많이 보다 보니 어느 정도 편견은 사라진 상태. 어디서 저렇게 외모도 출중하고,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는 사람들을 모아서 '훈련'에 가까운 연습을 거쳐 아이돌로 만들어 낸 것일까에 대한 순수한 경탄까지도 느끼는 와중이었다. 몇번이고 봤던 뮤직비디오지만 다시 봐도 여전히 대단한 대한민국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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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85, 한국어 교육 6주차.코이카 2015. 10. 19. 04:01
수업.여러모로 힘든 한 주였다. 학교는 무슨 추수 감사 축제를 한다나 어쩐다나 정신 없고, 수업의 출석률은 점차 떨어져가고, 각 그룹별 진도 차이는 점점 더 나는지라 대체 뭘 하는건지 알 수 없었던 한 주이기도 했다. 수업 내용으로는 본격적인 짧은 문장 만들기에 들어가서 "이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강아지입니다." 등의 문장을 만들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빠른 반의 경우, 동물과 채소의 이름을 이용해 학생들 스스로 질문 - 대답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는 다다른 듯. 가장 빠른 반에는 나름 한국어를 열심히 하는 여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수업 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물론 출석률이 떨어져 현재 나오고 있는 학생들이 6~8명 정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나름 말하기 연습도 가능할 만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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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79. 한국어 수업 5주차.코이카 2015. 10. 13. 01:41
수업.받침에 대한 수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간단한 문장을 배우는 한 주였다. 지난 방학 과외를 할 때는 받침을 마치고 나서 바로 '이것은 무엇입니까?'의 문형으로 넘어갔었지만, 여러모로 흥미를 끌기는 어려운 부분이라서 한국어 인사말들을 가르치는 시간을 가졌다. 인사말 자체는 딱히 가르치고 배우는데 어려운 부분은 아니고 그저 자주 사용하고 암기하면 되는 영역이지만, 문제는 아직도 학생들이 한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잘 따라 읽는 학생들이 조금 띄엄띄엄이지만 글자를 보고 바로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여전히 내가 읽어주기 전까지 잘 모른다는 것이 문제. 못 읽는 학생들은 아무리 봐도 전혀 글자를 모르지만 그 학생들은 딱히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질 않았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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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69. 한국어 교육 4주차.코이카 2015. 10. 2. 18:45
수업.이번 주에 드디어 받침을 끝냈다. 가르치면 가르칠수록 한국어는 결코 쉬운 언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일주일에 2시간만 수업했을 뿐이지만, 글자와 그 소리를 가르치는데만도 1달여가 걸렸다. 이는 단순히 진도를 끝냈다는 것을 의미할 뿐, 아이들의 숙련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몇몇 한국어 수업에 최선을 다하는 (혹은 머리가 좋은, 이 둘은 분명히 다른 것이겠으나 글자를 외우고 그 소리를 익히는 수준에서는 변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글자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아직도 발음을 키르기즈어로 옮겨 적는다. 지난주 수업에서 느낀 바가 있어 나는 더 이상 발음을 키르기즈어로 적어주지 않는데도 아이들은 그것을 적고, 키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