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아이디어] 구글 설문지로 방탈출 게임을 만들어보자 1

아마 기말고사를 보고 수행평가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잦아들고 학교도 나름 정상궤도를 되찾은 이 시기, 나는 근 3년만에 맞이하는 등교 수업에 기쁜 한편 정신을 못 차리는 중. 코로나가 전반적인 교육의 질적 하락을 가져온 느낌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디지털 문맥을 교실 현장에 적극 도입했다는 점에서 꽤나 획기적인 변화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구글 클래스룸, 구글 설문지 양식을 활용한 방탈출 게임 수행평가는 아마도 대부분의 교과에서 흥미롭게 사용할 수 있는 양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선 올해 가장 잘 만들어진 방탈출을 한 편 소개한다. 중 1 품사 단원을 마치고 학생들이 만든 방탈출 게임이다. 기준은 객관식 3문항, 주관식 2문항으로 그 외 시나리오나 꾸미는 것은 모두 학생들이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만들어 낸 것이다. 참고로 방탈출 게임이란 말 그대로 방에 갇혀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그 방을 빠져나오는 게임을 뜻하는데, 이를 온라인에서 설문지 양식을 통해 구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 어렵지 않으니 한번 직접 풀어보시길 추천한다.

 

https://forms.gle/7KJgNkDbVYZe693T9

1조 방탈출

 

이러한 방탈출은 크게 시나리오 설명 - 문제 풀기 - (성공 시) 다음 단계 문제 풀기 - (실패 시) 실패 시나리오 확인 후 돌아오기 - 결말 확인 후 학번 이름 제출하기의 단계로 구성된다.

 

방탈출의 토대가 되는 시나리오

물론 수행평가의 평가 기준은 문제 출제에 있지만, 그래도 보다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시나리오는 어떤 내용이라도 상관 없지만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 예시를 주는 것이 좋으며,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너무 잔인하거나 혐오스러운 내용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아웃라인을 정해두면 좋다.

 

문제 페이지. 맞추면 다음 단계, 틀리면 실패 단계로

이후 문제를 푼다. 해당 방탈출은 품사 단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품사에 관련된 문제로 이루어져 있다. 객관식 문제라면 어떤 과목의 어떤 단원이라도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 문제를 맞추면 다음 단계로, 틀리면 실패 단계를 거쳐 다시 문제로 되돌아오도록 일반적으로 설계하는데 실패단계를 찾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윗 문제를 실패하면 빠지는 실패 단계, 컨셉에 충실한 편.

실패 단계에서 끝나면 안되니 다시 원래 단계로 되돌아가는 단계, 설정하기에 따라 아예 처음으로 되돌려 버리거나 배드엔딩으로 끝나게 하는 등 다양한 변형도 가능하다.

 

결말. 학번과 이름을 적는 것은 이것을 푸는 것 역시도 수행평가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단계를 통과하면 학번과 이름을 적게 된다. 구글 폼의 강력한 통계 기능으로 학생들이 모든 단계를 거쳐 문제를 풀었는지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해진다. 학생들이 낸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푸는 것은 꽤나 유용한 형성평가 도구가 된다. 물론 문제의 수준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방탈출 제작 과정에서 꾸준한 지도가 필요하다.

 

이런 방탈출을 만들기 위해서는 바로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1. 시나리오 및 문제 제작

2. 방탈출 양식 사용법 안내 및 제작

3. 완성된 방탈출을 꾸미고 친구들과 돌려 풀어보기

 

정도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꽤나 품이 드는 과정이고, 정보화 기자재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사업을 통해 크롬북이 학교에 배부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기자재를 활용하면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온라인 수업에서 활용해도 되고. 당연히 교사가 적절한 난이도를 배분하여 미리 만든 방탈출을 통해 형성평가를 수행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나 역시도 교생실습을 통해 교생에게 배운 기법이지만 생각보다 유용하고 재미있게 사용하는 방법인지라 한번 자세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한 단계씩 블로그 연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