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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고려대역 우정초밥
    내돈내산맛집 2022. 7. 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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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내 세대에게, 특히나 만화를 좋아했다면 초밥은 '미스터 초밥왕'으로 배운 음식일 것이다. 86년생인 나에게 어린 시절 회는 그렇게 익숙한 음식이 아니었고, 스시는 더더군다나 들어본적도 없는 음식이었다. 그런 나에게 초밥왕의 격렬한 리액션, 박수를 치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막 입에서 불꽃이 터지고 하는 것들은 너무나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대체 저 음식이 뭐길래 저렇게 오만 오두방정을 떠는걸까. 그렇게 맛있나.

     

    그러다 초밥을 처음 접하게 되는 곳은 아마도 결혼식장의 뷔페. 지금도 그렇지만 어설픈 결혼식장 뷔페의 초밥은 차마 스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열화된 버전이어서 머릿속에서 생각하던 그 스시의 환상적인 맛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금이야 돈도 벌고 나름 비싼 스시집도 가보고, 오마카세라는 것을 먹어봐서 스시가 대충 어떤 맛이고, 왜 그렇게 오두방정을 떨었는지 이해는 어느 정도 되지만 말이다.

     

    말이 길었으나 지금의 나에게 스시란 초밥왕의 환상과 결혼식장 초밥의 현실 그 사이 어딘가쯤 위치한 음식이다. 기본적으로 스시는 비싸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오마카세는 더더욱이나 비싸다. 자주 탐방하는 맛집 블로그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집들은 한 끼에 20~40만원을 넘나드는데, 이건 뭐 밥 한끼에 한 달 식비를 태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 늘 군침만 삼키는 것. 그러던 와중 직장 근처에 런치 2만 5천원, 오마카세치고는 아주 저렴한 가격의 초밥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간신히 예약에 성공하였다. 이름하야 우정초밥. 예약하기 어렵기로 소문이 난 모양이다.

    여기까지 츠마미. 2만 5천원에 츠마미로 3가지나?

    처음 나온 광어를 먹고 아, 맛있다, 청어에서 살살 녹다가, 참치에서 이미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점씩 주시는 스시들.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다. 점심으로 이런 호사를! 이 가격에!

    소문의 가지초밥

    이게 요물이다. 이거 왜 맛있지? 

    다시 봐도 군침이 싹 돈다.

    청어! 청어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저 장어는 손에 일일히 쥐어주시는데, 워낙 가까이 친절하게 주셔서 먹여주시는 줄 알고 입을 가져다 대는 사람이 있다는 후문.

    그리고 마지막 치라시 스시. 나와 일행은 좀 더 먹고 싶어서 양 많이 시켰는데, 주실 때 곱배기라고 아주 크게 외쳐주신다 ㅋㅋ

    당연히 그럴 가치가 있는 맛이다. 다 먹고 나니 정말 배가 엄청 불러오는 것이다. 양도 넉넉하고, 맛도 좋고, 셰프분의 접객도 아주 시원시원하니 좋았다.

     

    솔직히 더 비싼 집을 가면 당연히 여기보다 더 비싼 재료, 맛잇는 요리가 나오고 배도 더 부르겠지만 나에게는 딱 이정도가 기분전환 겸 적당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초밥왕처럼 박수를 치고 막 날아다니고 그러지는 못했지만 콧노래는 절로 나오는 맛이 이런게 아닐지. 아마 예약만 된다면 꽤 자주 찾아갈 것 같은 집이었다. 나중에는 디너도 한번 도전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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