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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문래동 느루집
    내돈내산맛집 2022. 8. 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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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은 크게 공장지대가 점차 국적불명의 맛집 골목으로 바뀌어가는 문래 예술촌과, 원래는 옷도 팔던, 일산의 라페스타를 꿈꾸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역시나 국적불명의 맛집 센터로 바뀌어가는 로데오 왁, 문래공원 안쪽으로 회사원들이 주로 가는 곳으로 나뉜다. 지금이야 문래 예술촌이 핫해졌지만 각각 나름의 맛집이 있었던 것. 그리고 문래 예술촌이 커지니 자연스레 문래동 전체의 식도락 수준이 올라가는 모양새이다. 오늘 방문한 느루집은 로데오 왁에 있는 닭갈비 전문점.

     

    최근 닭갈비의 대세는 철판 닭갈비가 아닌 숯불 닭갈비, 닭 구이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것도 부위를 세분화해서 숯불에 구워먹는 닭이 가장 큰 대세.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닭갈비는 역시 철판이라고 생각하는 편. 특히 여름에는 숯불에 굽는 건 도무지 엄두가 안 난단 말이지. 게다가 숯불에는 내 사랑 라면 사리도, 진정한 후식 볶음밥도 할 수 없고, 굽기도 힘들고. 여긴 꽤 신상 맛집 같은데 숯불이 아니라 철판 닭갈비라고 해서 이미 낭만 합격이다.

    맛집을 리뷰하려면 간판을 찍는 연습부터...

    아마 문래동에 관심이 있거나 좀 지내 본 사람이라면 예전 '초대창'이 있던 자리라고 하면 보다 쉽게 알 것이다. 인테리어도 똑같아. 원래 문래점이 본점인걸로 알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영 거시기하더니 없어진 모양이다. 어쨌거나 대창보다는 닭갈비가 접근성도 높고, 자주 먹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닭갈비로 갑시다.

    삼겹닭갈비 2인분. 초벌해 나온 닭고기와 얇은 삼겹살.

    일단 어느정도 초벌을 해서 나오기에 더운 날씨에 더욱 반갑다. 아마 1인분에 닭고기가 3대 나오는 모양이다. 삼겹살도 뭐, 나쁘지는 않았다만 양념 자체가 닭갈비에 좀 더 적합한 느낌이어서 (게다가 삼겹살이 천 원 더 비싸고!)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닭갈비만 시킬 예정. 닭고기가 확실히 맛있다. 모든 사리는 라면으로 통한다는 신념을 가진 나라서 닭갈비에도 사리는 오직 라면 뿐이다. 라면 사리를 추가.

    .닭고기를 해체한 모습

    닭은 80%정도 익혀 나오므로 적당히 더 익혀서 삼겹살을 잘라 함께 먹으면 된단다. 사실 괜히 힙한 맛집에 오면 어째 영 근본의 맛이 안날까 걱정했는데 닭갈비 자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철판 닭갈비, 그 맛이다. 고기 퀄리티도 괜찮고, 삼겹살도 뭐... 그래도 위에 써놓은 것처럼 굳이 삼겹살을 먹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고구마, 양배추, 깻잎, 떡 등이 들어있었는데 간도 적절하니 맛있는 철판 닭갈비였다.

    라면사리를
    투하. 막 비벼. 그냥 존나 비벼.

    사리계의 신은 존재하고 그 이름은 라면이다. 쫄면은 백순대에, 우동은... 그냥 우동으로 먹으면 된다. 다만 좀 서빙이 영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사리가 딱 위의 상태로 삶아져 나오는데 사진상으론 섞어놨지만 닭갈비 나오기 전에 사리가 먼저 나온다는 점, 그리고 사리를 언제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물어보기 전에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째 영 손발이 안맞는가 싶었던 부분. 물론 맛은 괜히 라면신이 강림한게 아닌 바로 그 맛.

    암요, 암요. 야무지게 볶아야죠. 볶음밥.

    볶음밥은 사실 철판 닭갈비의 본체가 아닐까? 볶음밥에서도 약간 아쉬웠던건 양념이 좀 남았는데 다 섞어서 볶아주든, 아니면 양념을 한쪽으로 치워주든 했으면 좋았을텐데 이도저도 아니게 양념을 한쪽에 두고 밥을 철판 한쪽에 볶더라. 결국 전체 다 섞어서 넓게 펼쳐 눌게 해서 먹는데 불 끄고 먹으려니 그제서야 더 볶으시게요? 하는 서버분. 음.

     

    맛으로는 꽤 만족스런 식사였다. 다만 서빙은 어째 영, 싶은 것. 지금 언제 열었나를 찾아보니 카톡 친구를 추가하면 사리도 무료로 추가할 수 있었으니 아마 서버분이 이런 것도 알려주었더라면 좀 더 기분좋게 식사하고 다음에 또 찾아갈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더하여 본 식사-사리가 나오는 순서나, 사리를 넣는 시점 등을 좀 더 자세히 안내해주고, 볶음밥 스킬이 좀 더 는다면 자주 갈 생각을 했을 것 같은 느낌. 5월 중순에 오픈한 가게라 아직 손발이 잘 안맞는걸까? 가까운 신도림 이도식당이 비슷한 메뉴로 훨씬 더 많은 손님을 처리하면서도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좀 더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느낌이다.

     

    이러나저러나 닭갈비든, 부대찌개든 좋아하는 메뉴이니 한번쯤 더 가볼 것 같은 식당이다. 좀 더 쾌적한 식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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