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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강남역 버거스올마이티
    내돈내산맛집 2022. 8. 2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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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버거는 삶의 중대사안이다. 코로나가 생기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2019년, 2020년 중 모아놓은 마일리지로 미국에 버거 투어를 떠났을 것이다. 진짜 가면 며칠이고 유명한 버거집 순례를 다니고 싶었다. 미국의 유명 버거집을 아침, 점심, 저녁 내내 돌아다닐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돌고, 정신은 윤택해지고, 혈관은 턱턱 막히는 느낌이다. 어쩔 수 없이 미국을 가지 못했으므로 한국에서도 꽤나 많은 버거집을 돌아다닌 편이다. 사실 프렌차이즈 버거도 뭐, 없어서 못먹지만, 확실히 이른바 '수제' 버거의 그 찐맛에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

     

    좋아하는 음식이다보니까 사설이 길어지는데, 내가 생각하는 좋은 버거의 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기본 중의 기본. 버거는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소위 수제버거 중에는 속을 특별하게 채운다는 핑계로 칼로 썰어 먹는, 심지어 칼로 썰어서도 버거의 온전한 형태로 먹을 수 없는 버거들도 많다. 주로 이쑤시개나 꼬챙이로 고정시켜 나오는 높은 버거는 제 아무리 맛이 있을지언정 버거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하여 맛에 균형이 있어야 한다. 가끔 극단적으로 패티가 많거나, 맵거나, 고기만 들어있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적절치 못하다. 버거는 한 입 베어물었을 때 빵-패티-야채-소스-빵이 온전히 입에 들어와 균형이 맞아야 한다. 이렇게 들고 먹을 수 있으며 균형이 맞는 버거는 완전식품이다. 탄, 단, 지의 균형도 완벽함은 물론이고.

     

    한편 지역의 측면에서 강남역은 참 어려운 곳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바로 그 장소가 강남역. 늘 강남역을 갈 때마다 뭘 먹을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막상 딱히 만족스럽게 먹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이래저래 고민하다 버거집을 찾았는데, 찾았다, 여기 버거스올마이티, 괜찮다.

    맛집 찾기보다 어렵다는 가게 정면 사진 찍기. 업체사진 펌.

    일단 강남 메인 먹자거리에 있는데, 새로 생긴 가게여서인지 쾌적하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는데 약간 어렵고 헷갈리는 편. 나는 아메리칸치즈버거 더블패티 세트를, 와이프는 칠리치즈 핫도그 세트를 주문했다. 음료는 디스펜서에서 무한정 뽑아먹을 수 있다. 프라이는 칠리치즈 프라이로.

    아, 이미 좋다. 이거다.

    일단 썰어먹지 않으므로 그 기본형에 합격을, 그리고 칠리치즈 프라이의 칠리 상태에서 두번 합격을 외쳤다.

    야채는 생양파, 볶은 양파인 심플한 스타일. 물론 양상추가 들어간 버거를 좀 더 선호하긴 하지만 치즈버거니까.

    패티를 눌어붙게 해서 카라멜라이징 시키는 스타일. 아주 좋다.

    좀 지저분하지만 단면 샷.

    그렇다고 너무 바싹 마른 느낌은 아니고, 패티의 촉촉한 느낌은 또 절묘하게 살린 맛이랄지. 직관적이고 심플한, 우리가 알고 있는 치즈 버거의 바로 그 맛이 좀 더 성의있고 고급스러워진 맛이랄지. 클래식은 영원한 것이다.

    생각보다 실해서 놀란 칠리치즈핫도그.

    핫도그가 튼실하다. 핫도그 전문 프렌차이즈보다 더 잘나오는 느낌? 다만 위에 칠리가 감자튀김의 칠리와 똑같아서 프라이는 일반으로 시켜도 될 뻔했다.

    어... 먹기 불편하다 솔직히. 낭만 불합격.

    다만 치명적인 단점으로, 너무 크고 소스가 흥건해서 햄버거와는 달리 먹기 불편했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이건 썰어먹으면서도 좀 불편한 느낌. 물론 맛은 있지만 너무 지저분하게 먹게 되는건 좀 그렇다.

     

    칠리치즈프라이도 꽤 맛있었고, 칠리도 꽤나 본격적이라서 버거에는 칠리치즈 프라이를 시키는 것이 좋아 보인다. 다 먹고 나니 배도 엄청 부르고, 음료도 실컷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까지 내 최애 버거집은 다운타우너인데 여기도 못지 않게 맛있었던 느낌. 다운타우너가 좀 더 부드럽고 균형잡힌 맛이라면, 버거스올마이티는 좀 더 진하고 미국스런 맛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강남역에 와서 메뉴를 고민한다면 나는 아마 버거가 안땡기는 날이 아니라면 무조건 몇 번은 더 올 것 같은 느낌. 맛있는 버거집들이 늘어나서 미국 못 가본 마음을 달래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실 버거집은 이처럼 만족했는데... 하필 버거집 밑에 코드케이 방탈출 카페가 있었던 것.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들락날락거리길래 재밌나보다 생각하고 급히 예약해서 방문했다. 아... 그냥 버거나 하나 더 먹을걸... 인당 2만원이였는데 최근 들어 했던 소비 중 가장 무의미한 소비라고 느낄 만큼 별로였다. 다시 갈 일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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