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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문래동 술로슬로우(Sulloslow)
    내돈내산맛집 2022. 9. 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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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보니 나도 맛집을 블로깅하고, 많은 맛집블로그로부터 맛집 정보를 꽤 오랜이간 얻어왔지만 맛집블로그가 맛집탐방에 반드시 도움이 되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이젠 작고 소중한 나만의 가게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 오, 여기 괜찮은데? 하고 생각했던 가게는 어느 순간 블로그에 포스팅되고, 그러면 순식간에 손님들이 몰려들어 정작 나는 못가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홍대의 하카다분코가 그랬고, 연희동의 센트그릴이 그랬다. 사실 원래도 좋은 가게니 언젠가 입소문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으나 언제든 편히 찾아갈 수 있는 맛집을 블로그가 삭제시켜버리는 느낌?

    그래서 맘에 드는 맛집을 블로그에 올리면서도 조금은 불안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아, 내가 올려서 이 가게 대박나면 어쩌지? 아 ㅋㅋㅋ 아직 그정도 레벨은 아니긴 해 ㅋㅋㅋ 김칫국 시원하게 마시면서도 걱정이 되는것은 사실. 나만의 작고 소중한 맛집을 포스팅하는건 내가 좋아하는 인디밴드가 유명과 무명 사이 어디에 위치해도 불안한 마음 속에서 덕질하는 것과 비슷하다. 유명해서 대박났으면 하는 마음과 무명으로 나만 알았으면 하는 마음. 유명해져서 흔해지는게 싫은 마음과 무명으로 망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마음. 첫 방문 후 며칠 안되어 와이프를 데리고 온 술로슬로우는 이미 전자에 가깝지만, 그래도 이런 가게가 오래 흥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는 없다. 간판 사진은 과감히 생략.

    불타는 맛! 얼그레이 하이볼!

    이 얼그레이 하이볼은 마법이다. 달달하고, 시원하고, 탄산감 있고, 홍차를 싫어하는 사람도, 위스키를 싫어하는 사람도, 하이볼을 싫어하는 사람도 모두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맛. 심지어 알콜도 꽤 들어있는지 두잔 마시면 꽤 기분이 좋아진다. 무조건 드셔보시라.

    좋은건 건배.

     

    당연히 와이프도 좋아하는 맛. 위에 써놓은 ~를 싫어하는 시리즈에 와이프가 다 해당되는데, 홍차, 위스키, 하이볼을 다 좋아하지 않지만 이건 너무 맛있다고 결국 한 잔 더 시켜먹었다.

     

    감자뇨끼!

     

    이번에는 안 먹어본 안주를 시키려고 감자 뇨끼를 주문. 꾸덕한 크림 소스에 쫀득한 뇨끼가 한 접시 가득 나오는데 일단 비주얼부터 합격.

     

    맛있는건 한번 더.

     

    다찌석 자리 넓고 좋은데 영 어두워서 사진이 잘 안나오는건 단점.

     

    그리고 구성이 조금 변한 부타노가쿠니.

    오, 지난번에 먹었을 때 보다 계란의 질감이 바뀌고 가니시가 바뀌었다. 여전히 맛은 좋았다. 사장님, 밥 좀 팔아주세요.

     

    추가로 먹은 하이볼.

    하이볼도 물론 맛있었다. 그렇지만 얼그레이 하이볼의 임팩트에는 따라오지 못하는 듯. 본인이 얼그레이 하이볼이 정말 맞지 않을 때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마무리는 토마토 라면.

    이건 또 먹어봐도 역시 일품이다. 라면을 베이스로 조개, 토마토가 더해지니 소주도, 맥주도, 하이볼도, 와인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완벽한 안주가 되는 것. 조개육수라 레드와인이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안에 은근히 베이컨인지 판체타인지 고기도 가득해서 그야말로 올라운더 안주인 셈. 심지어 면이 들어있잖아? 이건 그야말로 훌륭한 식사겸 안주인 것이다. 아... 밥 말아 먹고 싶다...

     

    깔끔해진 메뉴판.

    매번 갈 때마다 사람이 꽤 많다. 아, 이거 이러다 내 아지트를 내가 못 가는거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드는 것. 그래도 맛있는 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올리는 포스팅이다. 동네의 가게가 잘 되면 또 그만큼 음식 수준은 높아질거고, 사장님이 재투자하고, 그러면 그 가게는 더욱 번창하고... 그리고 그 과정에 내 블로그 유입도 늘어나면 더욱 좋고.

     

    개업 초에 벌써 이 정도의 맛을 내다니 참으로 기대가 된다. 앞으로도 종종 들릴 듯 하고, 주변에 얼그레이 하이볼 모르는 사람 없을 때까지 데리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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