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돈내산 맛집] 연남동 장농속
    내돈내산맛집 2022. 11. 29. 23:05
    반응형

    가족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인원 구성이 늘어나면 메뉴 선정이 어려워지고, 자리를 잡기도 어렵고, 또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위생이며 이동 경로며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특히나 결혼 이후, 각자의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할 때는 결혼 전 대충 아무거나 먹으러 다니던 때와는 또 상황이 다르다. 며느리/사위는 아무래도 자식보다는 좀 더 격식을 차려야 하니까 아무거나 먹기도, 아무 곳이나 가기도 또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벌써 추석 즈음의 일이니 꽤나 된 편이긴 하지만, 이 날도 여러모로 어려운 날이었다. 원래 가고자했던 식당은 재료소진으로 이미 문을 닫았고, 근처의 다른 식당은 사람이 많아 대기하고 있었는데 식당이 좁아 4인 테이블이 언제 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주변에 마땅히 다른 대안은 없었던 상황이었다. 계속 기다린다고 답이 나오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주변을 탐색해보니 마침 계획했던 양식 + 4인 테이블 현재 비어있음 + 맥주 가능이라는 조건의 식당을 찾았다. 심지어 아늑하기까지! 그렇게 발견한 곳이 연남동의 장농속이었다.

     

    업체사진. 정말 장농 속 같다.

    보니까 오래된 구옥을 개조해서 가게로 쓰고 있는 모양. 아기자기하니 잘 꾸며진 외관과, 아늑한 내부가 돋보였다. 사실 가게는 그리 넓지 않아서 사람이 몰린다면 자리가 잡기 힘들지도.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잡고 음식과 맥주를 주문하였다.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메뉴에... 핫챠푸리? 아 ㅋㅋ 이건 또 못 참지 ㅋㅋ 샐러드, 핫챠푸리, 프렌치프라이와 가라아게를 주문.

     

    치즈의 양이 돋보이는 샐러드.

    보통 치즈를 저렇게 두 스쿱이나 주는 곳은 잘 없는데. 치즈가 정말 고소하니 맛있었고, 채소도 신선한 맛있는 샐러드였다.

     

    맥주안주의 정석들.

    특이하게 화덕피자를 하면서 가라아게도 팔고 있었는데, 꽤나 괜찮은 메뉴라고 생각했다. 왜냐?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중 닭튀김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지. 갓 튀겨나온 튀김에 소스도 잘 어우러지는, 괜찮은 맛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핫챠푸리. 핫챠푸리는 조지아의 음식으로 빵 위에 치즈를 토핑해 먹는 일종의 피자이다. 아직 조지아를 가본 적은 없지만, 인근 국가와의 인연으로 나름 본토의 맛을 먹어볼 기회가 있었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의 핫챠푸리.

    이건 키르기스스탄에서 먹었던 음식. 예상 외로 너무 맛있어서 놀란 핫챠푸리와의 첫 만남.

     

    얘는 왜 누웠냐. 터키에서 만난 핫챠푸리.

    그 때 너무 맛있게 먹어서 터키 여행 때 시켰던 것.

     

    그리고 장농속의 핫챠푸리.

    맛은, 말해 뭐해. 빵 위에 치즈를 얹어서 맛이 없다면 그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론 디테일의 차이는 있고, 가성비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기에 한국에서 먹은 핫챠푸리가 본토에 가까운 곳에서 조지아 사람이 하는 음식에 비해 맛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일단 치즈의 퀄리티가 아무래도 넘사벽이라고 느껴졌는데, 그 고소하고 진한 치즈의 맛이 사실 강렬하게 다가오지는 못했던 것. 그러나 저기를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하잖아? 그 비용을 생각한다면 한국에서의 이 핫챠푸리도 정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음식은 위의 저 노른자를 터뜨려 치즈와 휘휘 섞은 후, 주변 빵들을 노른자에 찍어먹으면 좋다. 제공된 꿀은 아무래도 한국식 어레인지에 가까운 듯.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최희서 배우도 여기에!

    배부르게 먹고 나서는데 최희서 배우의 사인이 보여 한 장 찍어 보았다.

     

    핫챠푸리를 빼더라도 꽤나 괜찮은 펍/와인집인데 핫챠푸리가 있으니 가끔 생각날때 가서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사진을 찾다보니 핫챠푸리를 먹던 때의 공기가 생각나 그리워진다. 이제 남은 핫챠푸리는 본토의 핫챠푸리다. 조지아... 언젠간 갈 수 있겠지? 부모님도 마음에 들어 하시고, 나도 마음에 들었던 연남동 장농속이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