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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연남동 하하
    내돈내산맛집 2022. 12. 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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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야 힙 그 자체가 되어버린 연남동이지만, 불과 15년... 쓰면서도 흠칫하는데 벌써 15년? 그러니까 나와 친구들이 대학교를 다니며 맛집 탐방을 시작하던 무렵에는 정말 휑-한 동네였다. 음. 15년이나 지났으면 변할만도 하지. 여하튼 그 때 연남동은 화교들이 사는 차이나타운으로 유명했는데, 그 세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요즘에도 연남동의 터줏대감은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음식점이다.

     

    전반적으로 차이나타운이라고 퉁치지만 막상 서울시내 유명한 차이나타운, 대림, 가산, 종로, 연남동은 다 분위기와 음식의 종류가 조금씩 다른데, 연남동은 내가 알기로 대만 계통의 화교분들이 계시는 곳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선지 대만식 돈까스, 대만식 만두 등을 파는 곳이 많았었고. 중국음식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와 친구들은 여기저기 꽤 다녔었지. 사실 하하를 방문한 이 날도 원래는 하하를 방문할 생각은 아니었고, 다른 곳을 가려고 보니 갑자기 문을 닫아서 대안으로 하하를 오게 된 것이었다.

     

    하하를 그닥 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여기가 방송을 타고 나서 기다리는 것에 비해 그다지 맛있지 않았던 상태로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이러니, 자리도 넓고 음식도 적당히 맛있을게 분명한 하하로 갈 수 밖에.

     

    아아, 머나먼 맛집 블로거의 길이여 1. 업체 사진.

    예전에는 1층짜리 건물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대박이 나고 나서 무려 건물을 올렸다. 1층에는 식당이 없고, 우리는 빈 자리가 있다는 3층으로 이동.

     

    아아, 머나먼 맛집 블로거의 길이어 2. 먹다 만 군만두.

    사실 음식이 나오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대체 음식이 나왔는데 사진부터 찍을 수 있는 정신력은 어디서 기를 수 있단 말인가. 군만두는, 생기기는 중국집 서비스 군만두처럼 생겼지만 정말 너무 맛있는 만두였다.

     

    찐만두.

    당연히 찐만두도 맛있고. 어떤 면에서는 찐만두가 보다 맛있었다. 군만두는 튀겨서 그 자극적인 맛과 식감에 피와 속의 맛이 뭔가 묻히는 감이 있는데, 찐만두는 그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쫄깃한 피와 부드러운 속이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이 집의 대표메뉴, 가지튀김.

    아마 오늘 날의 하하를 있게 한 최고 공신, 가지튀김. 사실 예전에 와서 이 가지튀김에 실망해서 안왔던 것도 있는데... 보면 알겠지만 때깔이 심상치 않다. 중간 중간 고기도 보이고, 뭔가 매콤달콤한 소스의 냄새가... 먹어보니, 아니, 대체, 왜, 지금까지, 그런 편견에 갇혀서 여길 안왔던거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맛이었다. 아마 '가지를 왜 먹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여기 데려와서 이걸 먹이면 '가지 못먹은 인생의 기간 손해봤어!!!!'를 외치며 그랜절을 박을지도 모르겠다. 바삭한 튀김, 적당히 자극적인 양념, 촉촉한 가지... 채소가 메인인 요리의 끝은 여기에 있다.

     

    유린기

    그리하여 폭주하기 시작. 유린기가 정말 푸짐하고 바삭하고 소스 짭쪼롬하고 새콤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자춘걸.

    계란 피에 춘권 재료를 말아 넣고 바삭하게 지진 요리인데, 이게 또 별미다. 몇몇 중국집에서는 이건 따로 예약까지 해야 할 정도인데, 하하에 오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것. 계란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정말 새로운 맛일테다. 이건 춘권도, 만두도, 계란말이도 아닌데 그 모든 장점이 들어있는 요리랄지.

     

    탕수육.

    아, 또 탕수육은 왜이렇게 짜증나게 맛있는지. 아니 분명히 기억에 가지튀김이랑 탕수육이 별로였다고 기억했는데 그 때가 이상했던 건지, 아니면 여기가 그새 맛있어진건지 알 수가 없을 만큼 맛있었다. 애초에 저런 튀김 상태에 저런 옛날 소스가 올라간 탕수육이 맛없을 확률? 그거야말로 불가능에 가깝지 않은가.

     

    사실 정신 없이 입에 넣느라 못 찍은 음식이 볶음밥이니, 마파두부니 있었다. 그런게 뭔 상관이란 말인가. 소울 푸드가 영혼을 달래는 음식이라면, 친구들과 중국음식을 먹으며 시끌벅적 부어라마셔라 먹어대는 것이 나에게는 소울 푸드, 아니 소울 그 자체다. 아, 저녁 먹고 포스팅하는데도 구미가 당겨 미칠 것 같다. 참아야 하느니라... 참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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