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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영등포구청역/문래역 팬팬
    내돈내산맛집 2022. 12. 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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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프와의 입맛 궁합은 사실 전혀 맞지 않는 편이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양식파, 느끼한 것을 잘 먹고, 음식을 다양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와이프는 굳이 따지자면 한식파, 매운것을 잘 먹고, 좋아하는 음식을 (내 기준에서) 지겹도록 먹는다. 식성이 뭐 대수냐 싶지만 식도락을 즐기는 나에게는 꽤나 중요한 문제여서, 사실 지금도 외식 메뉴를 정할 때면 잡음이 생기곤 한다. 연애 시절때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내가 싫어하는 것은 매운 음식, 특히 끈적하고 매운 음식을 정말 싫어한다. 게다가 국물이 흥건한 음식은 더더욱 싫다. 물에 빠진 고기는 말할 것도 없이 싫다. 그래서 닭도리탕, 찜닭, 아구찜 등은 사실 내 의지로 내 돈 주고 사먹을 일이 아예 없다. 떡볶이도 비슷한 카테고리의 음식으로, 떡볶이, 한때 유행했던 백종원 떡찜 이런 음식을 찾아 먹는다는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한 때 '떡볶이나 떡찜은 여자나 좋아하는 음식이지 내 주변 애들중에 그런걸 좋아하는 애는 한 명도 없다'고 호언장담 할 정도였으니.

     

    그리고 이제는 죄사함을 받고자 한다. 이젠 난 떡볶이를 좋아한다. 그것도 꽤나. 특히 나는 국물떡볶이, 라면사리가 들어간 즉석떡볶이가 너무 좋다. 물론 여전히 매운건 싫어하여 그렇게 맵게 먹지는 못하지만 떡볶이에 대한 선호는 역전되어 오히려 내가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고 와이프를 끌고가는 상황이 되었다. (반대로 와이프는 크림 스파게티는 먹지도 못하다가 빠네크림파스타를 지겹도록 먹는다.) 정말 입맛도 알 수 없는 거라니깐.

     

    각설하고, 영등포구청역과 문래역 딱 가운데쯤 있는 팬팬은, 운동 겸 걷다가 발견한 집인데 찾아보니 딱 촉이 왔다. 아, 여기 맛집이다. 근데 생각보다 문을 일찍 닫는지 지난번에는 8시 전에 도착했는데도 문이 닫혀 있어 먹지 못했다. 두 번째 방문 만의 성공이라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태로 입장.

     

    이젠 부끄럽지도 않다. 업체 사진.

    굳이 하지 않던 내부 사진까지 퍼온 이유는, 여기가 떡볶이 집이 맞나 싶을정도로 깔끔하기 때문. 최근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이후 쾌적한 식당이라면 이미 음식 나오기전에도 가점을 주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여기는 카페를 연상시킬만큼이나 깔끔한 실내, 시원한 통창으로 매우 쾌적했다. 그리고 꽤나 힙한 것이, 주류 냉장고에 보드카도 있는 것이 아닌가? 맥주 라인업도 심상치 않고. 우리는 밥을 먹으러 왔지만 술 한잔 하러 오기에도 괜찮은 것 같았다.

     

    차돌떡볶이 2인분.

    마음같아서는 사이드에 뭐에 잔뜩 시키고 싶었으나, 일단은 차돌떡볶이 2인분으로 주문. 저런 냄비에 끓이지 않고 나와 조리 시간은 좀 있는 편이다. 차돌과 각종 사리, 튀김, 아래의 떡도 보이고 계란 삶은 상태 정말 아름답다. 이미 기대는 천장을 뚫었다.

     

    적당히 조리된 상태.

    예전같았으면 대체 튀김을 왜 국물에 적시냐며 개탄했을 나지만, 즉떡의 제맛은 이것이다. 튀김을 굳이 또 국물에 넣어 흐물흐물하게 먹는 맛! 난 야끼만두를 좋아하는데 와이프는 먹질 않아서 야끼만두는 자연스럽게 내 차지다. 오예.

     

    호로록 다 먹어버리고 볶음밥.

    대충 다 먹고 나니 너무 배가 불러서 볶음밥을 먹을지 말지 고민했지만, 고민이 된다면 일단 시켜놓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안 시켰으면 큰일났을 뻔했지 뭐야. 볶음밥을 주문하면 양념을 싹 비우고 그 팬에 밥을 볶아주시는 시스템인데, 이거 뭐야, 뭐 별거 들어간 것도 없는거 같은데 왜 이렇게 맛있어? 결국 볶음밥도 싹 비우고 나왔다. 이게 무슨 탄수화물 잔치람.

     

    아, 떡볶이를 싫어했던 인생의 절반 손해봤어어어. 물론 떡볶이는 내 건강에도, 와이프의 건강에도 좋지는 않은 음식이다. 기본적으로 탄수화물 폭탄은 거리를 멀게 둘수록 낫지. 그럼에도 떡볶이는 맛있다. 솔직히 나도 내가 떡볶이를 맛있다고 할 줄은 몰랐다. 이 글을 쓰면서도 떡볶이가 먹고 싶다. 꽤 맛있었고, 동네 분위기와는 좀 거리가 있게 깔끔하고 쾌적한 편이니 인근 떡볶이 매니아들은 당장 가봐야 할 집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가서는 먹어보지 못한 짜장떡볶이를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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