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돈내산 맛집] 종로5가역/효제동 효제루
    내돈내산맛집 2023. 7. 18. 23:08
    반응형

    태초에 합정에 플로리다 반점이 있었다. 부먹이니 볶먹이니하는 무의미한 논쟁을 넘어서 완벽에 가까운 형태의 볶먹 탕수육을 파는 곳이었다. 바삭하고,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는, 코팅이 잘 된 탕수육...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었고, 플로리다 반점은 사라졌다. 그렇게 그 바삭한 탕수육을 잊지 못해 여러 집을 떠돌던 그 날, 참 우연찮게도 같은 교무실 선생님에게 플로리다 반점 얘기를 하다 보니 부활했다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그런데 친구들과 가보려고 했더니 그것 참 운영시간이 얄궃다. 일요일은 휴무, 토요일도 점심까지만. 대체 직장인은 어떻게 가라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동료들과 가게 된 이야기다.

     

    정문 사진은 없고, 오픈 시간에 맞춰 갔더니 웨이팅은 없었지만 그래도 거의 실내가 가득 찼다. 탕수육과 페퍼새우, 양장피를 주문.

     

    개인 세팅.

    탕수육을 찍어먹을 간장이 하나씩 나온다. 탕수육은 간장에 찍어 먹으면 풍미가 더욱 좋다.

     

    드디어 다시 영접한 탕수육.

    이게 탕수육이지. 부먹, 찍먹을 고민할 시간에 전문가는 볶먹을 쳐먹한다. 여전히 흠 잡을 곳이 별로 없었다. 바삭하고, 적당한 소스에, 신선한 고기. 그런데 추억보정 탓인지 이전 합정에서 먹었던 그 강렬한 맛은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아마도 추억보정이겠지? 플로리다 반점의 추억을 모르는 같이 간 선생님들은 모두 맛있다고 했다.

     

    블랙페퍼새우

    이 새우가 또 요물이다. 진짜 알싸하게 매운 후추 소스와 바삭한 새우의 조화. 그 탱글한 맛에 정신을 못차리게 되는 것이야.

     

    양장피(볶먹)

    그리고 양장피. 이게 오늘의 베스트였다. 와. 양장피 재료들을 진짜 맛깔지게 볶아서 겨자소스를 적당히 넣고 버무려 주시는데 이거야 말로 중식의 맛. 냉채로 먹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이 양장피를 맛보면 왜 볶아서 양장피를 만드는지 알 수 있을 맛이었다.

     

    식사는 센스좋게 반 그릇씩.

    짜장면과 짬뽕을 시켜 반씩 나누었다. 나는 매운게 땡기지 않아 짜장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은 구수한, 많이 달거나 하지 않은 맛. 짬뽕은 보기에도 해물이 실했고, 국물이 정말 맛있다는 평이었다.

     

    아, 정말 이 탕수육 맛이 그리웠다. 의외로 복먺하는 탕수육이 많지 않다는 점으로, 그리고 그 볶먹도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효제루의 귀환은 반가운 일이다. 내년에 근처 학교로 옮기고 나면 자주 갈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탕수육에 맥주, 고량주 한잔이 간절하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