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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삼성역/코엑스 유아왓유잇 (식물성 대안식 식당)
    내돈내산맛집 2023. 11. 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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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굳이 따지자면 육식파고, 고기를 먹지 못하면 참 슬퍼할 사람 중 한명이다. 한 때 심지어 생채식까지 몇 개월 해봤지만 먹는게 주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는데 풀만 먹다니. 사실 채식만 하면 맛집 블로그 운영도 못하겠지. 그럼에도 육식이 지구 환경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정보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픈 것은 사실이다. 지구도 보존하고, 맛도 즐길 수 있다면 당연히 그 쪽을 택하겠지. 그런 면에서 대안식은 내가 채식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지구를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와중 와이프가 어디서 쿠폰을 가지고 왔는데, 식물성 대안식을 메인으로 삼는 레스토랑이 코엑스에 생겼으며 포케를 한 그릇씩 준다는 것이었다. 아, 공짜는 못참지 ㅋㅋ 꾸역꾸역 주말에 가서 먹고 온 이야기이다.

     

    밝고 귀여운 느낌.

    근데 왜 굳이 전부 영어...?

     

    다양한 메뉴.

    와, 메뉴가 생각보다 많았다. 채식이라면 당연히 생각할만한 콩국수나, 어향가지 같은 것도 있었고 멘치카츠나 핫도그같은 이런것도 채식이라고? 싶은 음식도 있었다. 쿠폰으로 아보카도 햄 포케 볼을 주문하고, 온 김에 어향가지 볶음 누들도 주문했다.

     

    나는 돼지를 먹는 사람인데...

    그러니까 돼지가 됐겠지만.

     

    컵도 귀엽다.

    상품으로도 팔고 있더라. 가격은 사악한 편.

     

    귀엽다.

    어쨌거나 컨셉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게 잘 만든 것 같다.

     

    어향가지 볶음 누들

    드디어 나온 음식. 어향가지는 내가 중국음식 중에서도 유독 좋아하는 음식이고, 사실 중국의 가지 요리는 채식으로 먹어도 충분히 맛있으니만큼 나름 기대했다. 첫 입은 오, 이런 맛이? 싶다가... 뒤로 갈수록 미묘한 조미료 맛이 느물느물 올라오면서 차라리 그냥 채소로 맛있게 만든 가지 볶음이 차라리 낫겠다 싶은 맛이었다. 맛이 있느냐, 없느냐고 물으면 맛은 있지만 또 먹지는 않을 것 같은 맛이랄지.

     

    아보카도 햄 포케 볼.

    아, 근데 이건 물건이다. 솔직히 어향가지를 먹어보고 기대를 많이 내려놓았는데 아니, 여기 올려진 햄이 진짜 식물성 대안식이라고? 질감의 차이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거의 스팸에 필적하는 맛이고, 거기에 향신료가 아주 잘 어우러지는 맛으로 아보카도-스팸-향신료와 볶은 듯 꼬들거리는 밥맛이 어우러져 정말 맛이 괜찮았다. 저 식물성 스팸은 정말 먹을때마다 감탄했고. 와 이정도라면 돈 주고 사먹을 만 하지.

     

    그러나 잘 먹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이걸 또 먹으러 올까? 냉정하게 따져서 얘기하면 여러 선택지가 있는 와중에 또 올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대안식은 비싸다. 코엑스몰의 평균 식대에 비추어 유아왓유잇의 음식 가격은 그닥 비싸지는 않은 것 같기는 하다. 근데 같은 가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당연히 수두룩하다. 특정한 이유로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 음식을 여러 차례 먹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거기다가 꽤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특히 어향가지 국수의 경우에는 그 맛의 차이가 심했다. 식물성 대안식 특유의 이질적인 맛을 감추기 위해 꽤 많은 조미료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조미료가 가져오는 맛의 이질감이 심해서 그다지 여러 번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 더하여 순수히 맛으로만도 괜찮았던 햄 포케의 경우에는 이게 건강에 좋은게 맞나 싶었다. 물론 스팸도 건강에 좋지는 않겠지만 식물성 대안식도 솔직히 건강에 좋을 것 같은 맛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비싸며 맛도 원래 음식에 비해 뛰어나지 않고 건강에도 좋은지 알 수 없는 음식을 지구에 좋(을 수 있)다는 이유로 먹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물론 이건 내 편협한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어쨌거나 아무 시도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이러한 시도로라도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나에게도, 지구에게도 좋기는 할 것이다. 그 시도가 다양한 사람에게 더욱 더 의미있는 접근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모순이 좀 더 해결되긴 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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