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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12. 홈스테이 총정리.
    코이카 2015. 4. 29.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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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가는 일이 없다. 애초에 홈스테이가 영 껄쩍지근하고 불안불안 하더라만은, 역시나 카붐! 뭔 소리를 해봐도 들어먹질 않으니 결국 홈스테이를 옮기는 것은 기정사실화 된 듯 싶고, 치솟아오르는 분노와, 슬픔과, 착찹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기 위해 홈스테이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총정리한다. 한가지 참고할 것은 분명히 이전 포스팅에서 써놨던 것 처럼 나는 현재 홈스테이에 100%까지는 아니어도 그럭저럭 만족하면서 살고 있었다.

    1. 홈스테이 시작. 이제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현재 코이카는 자이카와는 달리 (물론 이건 여기 엄마한테 들은 사실이지만 엄마가 이런 것에서부터 거짓말을 칠 리는 없다고 생각하므로) 비쉬켁 어학원을 통해서 홈스테이를 구하고 있으며, 어학원은 수수료를 받는 듯 함. 이는 이전에 식사에서도 언급한 바 있음. 홈스테이를 해서 이 집에서 받는 돈은 하루 7달러 수준. 솔직히 좀 짜긴 하다만. 그나마도 선지급이 아니라 홈스테이 끝나고 두달 뒤 지급이라고 함. 자이카는 이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주고, 거기에 선지급에 들어온 다음날 여권사본에다가 계약서까지 주었다고 함. 그래. 아줌마가 통화했던 내용처럼 비즈니스는 비즈니슨거여. 여기서부터 문제의 씨앗은 이미 뿌려져 있었음.

    2. 분명히 홈스테이 설명에서 (물론 이것도 번역을 통해 들은거라 확실하진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홈스테이는 아침 저녁 포함, 점심 불포함, 청소 일주일에 한번 포함, 설거지 안해도 됨, 침대커버 1달에 1번정도 교체... 등을 언급하였음. 근데 이 집에서 지난 10일정도 있었던 일들.

    가. 샤워할때 물 너무 많이 튀긴다. 튀기지 마라 (이건 뭐 그렇다고 치지만 욕조 + 욕조 공간 정도밖에 안되는 곳에서, 샤워 커튼도 없는데 대체 무슨 수로 물을 안튀기고 샤워하냐? 그래서 거의 욕조에 찌그러져서 골룸처럼 샤워하면서 살았음)

    나. 우리 집에서는 샤워하고 나면 욕조를 세제로 닦는다 (좋아. 하겠음. 그거 뭐 그리 오래 걸린다고)

    다. 우리 집에서는 샤워 그렇게 자주 안한다 (저녁에 샤워 + 아침에 머리감는 정도였는데?)

    라. 전기 너무 많이 쓰지 마라. (코드가 1개 뿐이라 멀티탭 2개 연결하여 전원 확보하였는데, 여기 꽂힌건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인터넷전화, 노트북 등 크게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 기구들. 난 드라이어 안쓴다고. 여튼 그 말 하고 나서 멀티탭이 뽑혀져 있길래 아침마다 뽑고 나가기까지 했음. 개별 끌 수 있는 멀티탭이라 필요없는건 내 스스로도 껐다)

    마. 울 엄마가 아침에 너 때문에 일어나서 밥한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아녀? 그리고 분명 주말에는 나 안먹고 나가도 괜찮으니까 걍 두라고 했는데 아줌마가 일어나서 밥했다.) -> 여기에서 진화해서 아침에 설거지는 니가 해라. (위의 계약을 들었기 떄문에 억울했지만 그래 좋다, 일단 했다)

    바. 니 방 청소는 니가 해라. (계약서 안 준 탓인가. 그래 내 방 청소 내가 하래서 했다.)

    3. 그래, 불만이 없었던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라는건 다 했다. 근데 문제는 어제 있었던 홈스테이 중간 설문조사. 일단 다른 두 단원의 집은 청소를 시킨다거나 설거지를 시킨다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니까 궁금해서 '제 방은 제가 청소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봄. 이게 '왜 이렇게 더러운데 청소 안해줘요?'로 와전된 듯. 그리고 오늘 듣게 된 짜증나는 얘기는 '우리 집에 있는 단원놈이 샤워 너무 오래한다.' 당연히 빡치지. 나도 서서 자유롭게 샤워하고 나올 수 있으면 샤워 그깟거 10분이면 하고 나온다. 근데 이 큰 덩치로 욕조에 쪼그려서, 다 하고 나서 물기도 닦고, 욕조도 세제로 닦고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거 아녀? 열받아서 '아침에 설거지도 내가 했는데?' 했더니 이게 무슨 경로를 통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와전된 듯.

    4. 집에 들어오니 분위기 개판. 아줌마가 빡쳐서 내 침대보를 갑자기 갈아주더니, 홈스테이는 호텔 아냐, 나 7달러밖에 못받아, 홈스테이는 언어를 도와주는 곳이야, 이러고 나감. 저녁도 차려주더니 자기 밥그릇 가지고 거실로 들어감. WOW! 체할 것 같아서 왜그러냐고 물어보니 딸내미가 오면 얘기해준대. 샤워 많이 한다는게 걸려서 머리만 감고 나왔더니 왜 두번씩 씻냐고, 나도 그러고 싶은데 못그런다고, 지로용지를 막 흔들어댐. 몰래 봤더니 126솜 나옴. 참고로 여기 케밥 하나의 가격이 120솜, 약 2400원이다. 저기요...

    5. 어쨌거나 딸 등장. 들은 말은 위에서 했던데로 와전에 와전을 거듭한 덩어리. 니가 우리 집 더럽다고 했다, 니가 우리 엄마를 모욕했다, 엄마 마음 상했다, 내일 다른 '깨끗하고 물 많이 쓸 수 있고 전기 맘대로 쓸 수 있는' 집 알아봐서 가라. 난 솔직히 한마디도 한 적 없어서 억울함을 온몸으로 표현했지만 뭐 이미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로 끝났다는데. 억울해서 눈물이 다 나더라. 그래도 소용없단다. 사무실에 면담을 신청해 놓은 상태.

    그래, 내 잘못도 없지는 않다. 샤워를 한국에서만큼 자주 했고, 한국에서 몇년씩 쓰던 편의물품을 억지로 꾸역꾸역 들고와서 문어발까지 써가며 썼고, 그냥 입닥치고 있었으면 좋았을걸 굳이 또 물어봤고, 화장실 변기통에 휴지도 버렸고, 추워서 깔깔이도 입고 잤고, 잘 몰라서 침대에 빨래도 널었고 기타 등등. 근데 내가 고생길을 자처하고 온거긴 한데, 어차피 나중에 자취하면 겪지 않을 일들 - 샤워, 빨래, 전기 사용 등의 자유는 좀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내가 물을 받아서 목욕을 했다거나, 빨래를 막 3일에 한번씩 양말 두짝 넣고 돌린다거나, 서버를 한 6대쯤 켜서 전기를 미친듯이 잡아먹는것도 아닌데 고작 케밥 하나 사먹을 정도의 수도세가 나왔다고, 전기기구 몇개 꽂아놓고 심지어는 낮에 뽑았는데도 그걸 벼르고 별러서 이렇게 터뜨려야만 하는걸까?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것이 확실한 돈 문제는 미리 어떻게 해결할 수는 없었던 걸까?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 쉬운 일 없다지만 왜 시작부터 이런가.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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