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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전 (Believer, 2018)
    영화 2022. 2. 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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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영화정보: 독전 : 네이버 영화 (naver.com)

     

    독전

    의문의 폭발 사고 후,오랫동안 마약 조직을 추적해온 형사 ‘원호’(조진웅)의 앞에조직의 후견인 ‘오...

    movie.naver.com

     

    First things first
    I'm a say all the words inside my head
    I'm fired up and tired of the way
    that things have been oh ooh
    The way that things have been oh ooh

     

    - Imagine Dragons 'Believer' 中

     

    영화는 거창한 폭발로 시작하여 고요한 총성으로 마무리된다. 총성은 고요할 수 없으나 누구도 듣지 못하는 고요한 설원의 호수에서, 있어도 들을 수 없는 농아 둘만 존재하는 장소에서 이뤄졌으니 고요하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익스텐디드 컷에서 총격의 전말이 밝혀진다고는 하나) 누가 쐈는지 알 수 없는 그 총성은 사실 누가 쐈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믿음을 따라 세상의 끝까지 이 선생을 추격한 원호와, 세상의 끝에서도 자신이 누군지를 믿지 못하였지만 이 선생을 잡는다는 것을 믿는 원호를 믿었던 이 선생. 누가 방아쇠를 당겼다고 해도 그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영화는 마약과 폭력, 극한의 자극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영어 제목처럼 '믿는 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믿음이 '이 선생'이라는, 사실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마약왕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영화 속 믿음은 맹목적이다. 원호는 맹목적으로 이 선생을 추격하며, 아이러니하게도 이 맹목이 가장 순수한 믿음이다. 브라이언은 이 선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그의 자리를 대체하여 새로운 믿음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데, 가짜 믿음을 창출하고자 시도한 대가는 컸다. 이 선생은 모든 믿음의 핵심에 있었으나 불우한 태생부터 자신이 누군지조차 알 수 없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한 인간이었다. 맹목적이나 순수한 믿음과 근본부터 존재할 수 없는 믿음. 마약과 폭력의 끝에서 도달하게 되는 세상의 끝이 새하얀 눈, 믿음이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라는 점은 꽤나 상징적이다.

     

    물론 영화는 과잉으로 치달아 '믿든 안믿든 무슨 상관이야?'를 절로 외치게 만들어 결말을 붕 뜨게 만든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총격전, 폭발물은 영 눈에 설다. 인물별로 부여된 과한 설정은 설정놀음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이를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로 메꿨다고는 하나, 대체로 배우들의 연기 스펙트럼을 뛰어넘지는 못해서 '아, 저 배우, 저 연기, 어떤 영화에서 봤던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만든다. 특히나 용산역을 거대한 마약공장으로 개조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그냥 헛웃음을 짓게 만든다. 저기, 철도청이 뭣으로 보이십니까... 싶은거지. 차라리 염전이나 폐공장에 차려진 마약공장은 그러려니 했다. 좀 더 규모를 줄이고 좀 더 인물에 집중했다면... 싶지만 그러면 누가 보겠나.

     

    어쨌건 항간의 평에 비해 나는 이런 장르의 영화를 좋아해서인지 꽤나 재미있게 봤다. 고 김주혁 배우분의 신들린 마지막 연기를 보는 것만 해도 (그게 마약 살인마의 광기 넘치는 연기지만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이매진 드래곤스의 Believer를 예고편 메인 음악으로 사용했는데, 그 가사 내용이나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예고편도 찬찬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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