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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배트맨(The Batman , 2022)
    영화 2022. 3. 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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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배트맨 : 네이버 영화 (naver.com))

     

     

    더 배트맨

    지난 2년간 고담시의 어둠 속에서 범법자들을 응징하며 배트맨으로 살아온 브루스 웨인. 알프레드와 제...

    movie.naver.com

    영화는 시종일관 무겁고, 습하고, 음울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배트맨이 히어로로 활동한지 2년째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부모를 잃고 범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복수' 자체의 배트맨을 다룬다. 마블로 대표되는 최근의 히어로물에 빠져 더 배트맨을 보러 온 사람이라면 전혀 히어로답지 않은, 오히려 느와르 수사물에 가까운 분위기에 적응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냥 히어로물이 아닌 가면을 쓴 자경단이 나오는 느와르물이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미 수작으로 평가받는 영화로, 수많은 전문 평론이 쏟아지기에 그저 일반 관객의 시점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몇 부분 정리해 두려고 한다.

     

    1. 현실을 기반으로 한 무서운 범죄

     

    더 배트맨의 악역은 타노스처럼 전 우주적인 힘을 가지는 판타지의 빌런도 아니고, 전세계를 전화에 불타오르게 할 대형 생화학 무기를 지니고 있지도 않으며, 격투와 사격에 능한 냉혹한 킬러도 아니다. 최근 인셀(인셀 - 나무위키 (namu.wiki))의 테러에 가까운 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고, 더 배트맨의 빌런도 그러한 사건 몇몇을 참고했다고 알고 있다. 영화 속에서 리들러가 벌이는 각각의 살인도 무섭고 끔찍한 방식이지만, 가장 두려웠던 건 그 악의가 실체를 가지고 비슷한 부류를 충동질하여 무차별적인 테러집단으로 발전하는 후반부였다. 영화 조커의 마지막 부분도 비슷한 양상의 혼돈을 다루는데, 이런 종류의 무차별적이고 일상적인 악의가 뭉치고 분출하는 것은 전 우주를 휩쓰는 판타지적인 빌런보다 피부로 느껴지기에 무섭게 느껴지는 듯.

     

    2. 자경단은 과연 정의인가?

     

    일단 영어 vigilante의 뜻이 a person who is not a police officer but who tries to catch and punish criminals이니 이것을 자경단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국어 자경단은 지역 주민들이 도난이나 화재 따위의 재난에 대비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조직한 민간단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 단체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영어의 의미는 경찰이 아님에도 범죄를 추적하고 처벌하는 사람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그치만 공식 번역이 자경단이니... 배트맨은 그야말로 자경단의 모범적인 예시에 가깝다. 배트맨은 영화속에서 늘 자신만의 원칙 '불살'을 내세우며 총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데, 사실 배트맨의 불살은 죽이지만 않을 뿐 불구가 되는 것은 상관 없다는 식이어서 그 폭력성에 캣우먼도 놀랄 정도. 영화는 그 지점, 자경단이 행하는 정의가 정말로 정의로운지를 폭주하는 배트맨을 통해 보여준다.

     

    이는 사실 모든 히어로물이 가지는 도덕적 문제이기도 하다. 마블의 시빌워도 히어로 등록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도 따지고 보면 자경단 그 자체. 사적 복수, 사적 제재는 독자들에게 '사이다'를 주지만, 그것이 법망을 벗어난다면 그것이 범죄자의 폭력과 근본적으로 다른가? 영화는 배트맨이 자경단을 넘어 히어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무리짓지만, 배트맨이 다른 히어로보다 좀 더 어두운 면이 부각되는 히어로여서인지 자경단의 의미와 히어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만한 영화였다.

     

    최근의 호화찬란한 히어로물에 질린 사람이라면, 원래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고 정통 수사물에 목말라 있던 사람이라면 아마 더 배트맨을 보다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3시간의 플레이타임 내내 재밌었다고는 말하기 힘들겠지만, 근래 보기 드문 묵직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이후 시리즈가 이어진다고 들었는데 좀 더 현실적이고 묵직한 빌런들과 함께 메시지를 던지는 '다크나이트 3부작'같은 영화 프랜차이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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