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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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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8, 그의 근황.코이카 2015. 6. 14. 03:26
0. 유독 블로그를 쓰려는 오늘 호텔의 와이파이가 느리다. 그래도 그는 꾸역꾸역 블로그 글쓰기 페이지로 기어들어와서 기여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벽에는 방금 때려잡은 모기의 납작한 잔해가 붙어있고, 토요일 밤, 창 밖은 이제사 조용해졌다. 개가 유난스럽게도 짖는 밤이다. 그는 문득 스스로가 처량해진다. 평생 가보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살게 될 줄은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나라의, 그 중에서도 작은 도시의, 그 중에서도 작은 호텔의 방 안에서 어울리지도 않는 최신 노트북을 두드리며 글을 쓰는 것이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슬프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1. 덩치 큰 사내가 호텔 화장실 세면대에서 속옷을 열심히 빨고 있다. 변기 뚜껑 위에는 이미 세탁한 양말과 속옷 상의가 꽈배기처럼 말려있고, 그는 지금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