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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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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 여기보다 어딘가에.코이카 2015. 4. 16. 00:43
그저 평범한 날이다. 커다란 가방 두개를 다 싸고, 아직 전자제품들을 넣을 배낭을 싸지는 못했지만 해외로 2년을 떠나는 것이 그닥 실감나지는 않는, 그런 평범한 날이다. 커다란 두 개의 짐은 2년을 지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듯 하고, 또 어찌 보면 지나치게 많은 듯하여 갈피를 잡을 수 없지만 이젠 미련을 버리기로 한다. 당연히 가져가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담지는 못한다. 몇 번의 소포를 받아야 하겠고, 그럼에도 모자란 것들은 마음을 괴롭히겠지만 어쩌겠는가. 가져가지 못하는 짐보다도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정리하지 못한 인연들이다. 시간은 없는 듯 있는 듯 하여 마음만 급했고, 간신히 손에 닿는 범위의 사람들을 겨우 만났지만 여전히 남겨진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조차 전하지 못하고 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