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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천호동 그루바(Groova) - 가오픈(?)
    내돈내산맛집 2022. 11. 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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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텀이 지나치게 길었다. 사실 블로그를 업으로 삼는 것도 아니고, 나는 본업이 따로 있다보니 삶에 치여 지치면 제일 먼저 그만두게 되는 것이 블로그다. 물론 블로그를 하는 일이 즐겁지 않느냐면 그것도 아니고, 또 광고도 달았으니 꾸준히 해야 수입이 오르겠지만서도 그렇게 습관화 되어있지는 않다는 말이겠지. 또 중간에 뭔지 몰라도 또 광고 제한에 걸리고, 그러다 보니 복귀가 늦어지고, 심지어 바쁜 일이 좀 지나가고 나서도 블로그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반드시 써야만 하는 소명이 생기는 가게가 있으니 돌아오게 된다. 돌아온 김에 습관이 다시 붙으면 또 좋겠고...

     

    각설하고, 바 준무를 소개하는 글에서 칵테일에 대해 주절주절 떠든 바 있다. [내돈내산 맛집] 문래동 바 준무 :: 싸구려 절망 (tistory.com) 글에도 써 두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여의도의 '요츠바'를 가장 좋아하며 자주 다니기도 했다.

     

     

    네이버 지도

    요츠바

    map.naver.com

    원래대로라면 요츠바를 먼저 포스팅 하는 것이 옳겠으나, 블로그 한 이후로 요츠바를 안 간 것도 사실. 예전에 신도림에서 여의도로 옮기고는 거리가 꽤 되는지라 자주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그러다보니 요츠바의 사장님이 천호동에 오픈한 그루바를 먼저 포스팅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루바는 현재 가오픈(?) 비슷한 상황인지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재빠르게 소개하는 이유는 이 장소가 틀림없이 대박이 날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술(특히 칵테일과 위스키!)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중에 붐벼서 못가게 되기 전에 미리 가서 그 분위기를 만끽하고 오는 것을 강추한다.

     

    광진교와 천호대교가 한 눈에 보이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위치.

    아마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올림픽대로 천호대교 부근을 지나다 보이는 원통형 건물을 알 것이다. 스타시티라는 이 건물은 매번 보기만 했지 들어가본 적은 없었는데, 상당히 뜬금없는 위치에 뜬금없는 가게들이 모인 뜬금없는 건물이다. 그루바도 솔직히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를 띄우며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엘리베이터 로비에 내리면 ?????를 하게 될 테지만 확신을 가지고 문을 여시라. 문을 열면 이런 광경이 눈에 펼쳐지고, 사실 여기서부터는 이미 꿈결같은 영역이다.

     

    요츠바의 전통을 이어받은 백바와 창문에 반사된 조명, 그 너머 보이는 서울 풍경.

    이 풍경은 바테이블에 앉았을 때 아주 빛을 발하는데, 건물 4층에 있어 천호대교를 건너는 차들과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그 너머의 야경이 눈높이에 펼쳐지는 것이다. 천호대교를 지나는 차들이 시티팝 뮤비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면, 거기서 맛있는 술과 힙한 음악과 멋진 바텐더와 함께할 수 있다면? 과장 안보태고 들어가기만 해도 이미 반쯤 취하는거지.

     

    메뉴들

    일단 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메뉴판이 어려울 수 있다. 당연히 클래식한 칵테일들은 만들어 주시기도 하지만, 이 곳에서는 시그니처 칵테일을 먹는 것이 정석이다. 저기 써 있는 번호들이 칵테일의 이름이며, 그 밑에 있는 것들이 칵테일의 재료인데, 모르겠으면 그냥 바텐더님께 취향을 고복하면 된다. 바에서 필요한 자세는 단순하다. 자신의 취향에 솔직하고, 묻는 것을 겁내지 말고, 추천에 몸을 맡기기. 그러면 정답이 내 눈 앞에 놓여 있을 뿐. 참고로 이 곳의 칵테일은 결코 '음료수'라고는 볼 수 없다. 어떤 음료든 꽤나 높은 도수의 알콜이 함유되어 있으니 누군가에겐 즐거움이 두 배!

     

    첫 잔. 이름 모름.

    이게 그 신뢰의 추천을 통해 얻은 첫 잔이다. 생강 베이스, 라임, 첫 잔이니 가볍고 개운한 맛.

     

    캬....

    시그니처 17번. 은은한 배경의 코코넛 위로 묵직하게 치고 들어오는 버번의 맛.

     

    시그니처 21.5. 오늘의 베스트.

    언뜻 모히토처럼 가벼울 것 같은 맛이지만 그냥 알콜!!!! 그 자체이다. 민트, 허브, 피트, 고도수의 4박자가 그야말로 호불호의 끝일 것 같은데 나는 당연히 극호였다.

     

    친구가 시킨 칵테일. 만드는 걸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줄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생과일, 생 허브, 직접 만든 시럽 등이 가득 들어가고 기주 또한 다른 곳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칵테일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낸다.

     

    스파이시한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믹터스와 진짜 풍미가 끝내줬던 메즈칼.

    당연히 칵테일만 다루지는 않고, 사장님의 취향이 워낙 확고하신 탓에 좋은 술들을 섞이지 않은 그대로 맛볼 수도 있다.

     

    그리고 사장님을 졸라서 얻어낸 메뉴에 올라와 있지 않은 시그니처.

    와, 이것 또한 격을 넘어서는 맛. 여기에는 고추로 만든 리큐르가 들어가는데 진짜 술이 맵다! 그러면서 감칠맛이 꽉 차고, 단맛, 신맛, 술이 주는 타격감... 정신이 번쩍 드는 한 잔인 것이다.

     

    이 곳의 문제는 딱 두 개다. 1. 집에서 거리가 너무 멀어 갈 수가 없다. 2. 여기서 칵테일을 먹고 나면 다른 바에서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다. 농담이 아니고 나름 유명하다는 바 몇 곳을 가봤음에도 이 정도 맛을 내는 바가 잘 없어서 거리가 멀어져도 결국 찾아가게 되는 것. 부디 마음을 열고 이 바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고 내가 못 갈 만큼 붐비지는 말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고...

     

    거리가 멀어서 얼마나 자주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근처를 갈 일이 있다면 나는 무조건 이 곳을 들렀다 올 것이다. 바 문화를 즐기는 고인물도, 바에 처음 가는 새싹들도 모두 정통의 세계에서 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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