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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구로디지털단지 파파이스
    내돈내산맛집 2022. 12. 2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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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파이스는 KFC와 함께 치킨 프렌차이즈를 지배하던 곳이었다. 사실 미국 요리를 잘 몰라서 잘은 몰랐지만, KFC와 파파이스는 결이 달랐기 때문에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지. 파파이스는 버거와 치킨도 그랬지만 케이준 감자튀김이 정말 맛있었다. 그냥 밋밋한 감자가 주를 이루던 느슨해진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업계에 긴장감을 주는 맛이랄지 그런 느낌? 그러다 맘스터치가 생기고, 맘스터치가 가성비로 자리를 굳건히 잡으며 파파이스는 점점 자리를 잃어가더니 어느 새 철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케이준 감자튀김도 맘스터치에서 완전히 대체했기 때문에 크게 아쉬울건 없었지만, 그래도 파파이스 버거가 꽤 맛있었어서 선택지 하나가 줄어드는건 좀 슬픈 일이기는 했다. 사실 파파이스랑 맘스터치 운영사가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파파이스의 영혼은 살아남았나 싶기도 한데...

    그러는 동안 미국에서는 치킨샌드위치(우리는 버거지만)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하더라. 그 인기를 등에 업어서인지 파파이스가 국내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런 미국계 프렌차이즈는 들어오는 당시에는 미국 본토의 맛에 가깝다가 점차 한국화되어 나중에는 불고기버거까지 팔게 되는 경향이 있어 빨리 먹어보자고 생각하고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웬걸, 가까운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지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 기념식으로 출격.

    크리스마스에 찾은 파파이스.

    역에서는 꽤 거리가 있는 편으로, 3번 출구로 나와서 골목 안쪽을 질러서 한 5~10분 거리에 있다. 치킨을 엄청 튀기는지 가는 길에 온통 파파이스 특유의 치킨 냄새가 퍼져있었다. 기대감을 높이며 방문했을 때는 대기를 하진 않았지만 좌석은 80%정도 차있는 상태였다.

    깔끔한 실내.

    파파이스 특유의 주황색 사용은 여전했지만 예전 파파이스 느낌은 아니었고 좀 깔끔해진 느낌이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는데, 아직 메뉴 정돈이 안끝났는지 K-버거도 없었고, 추천 메뉴는 칸이 비워져있고 그런 느낌. 어쨌거나 버거, 치킨, 사이드메뉴 등은 모두 갖춰져 있어서 먹고싶은 것으로 이것저것 주문했다.

    ㅋㅋㅋㅋ 많이도 시켰다. 1차 주문.

    가격은 KFC 정상가격과 비슷한 정도? 사이드로 버터밀크 쉬림프도 있어서 주문하였다. 소스는 개당 700원이지만 언제 또 올까 싶어서 세개 다 주문. 한 10분정도 기다렸을까, 메뉴가 나왔다.

    빨대 미제공.

    와 일단 냄새가 너무 좋다. 환경보호의 일환인지 빨대는 제공되지 않았다. 치킨은 부위를 따로 선택할 수는 없었는데 허벅다리와 가슴살 부위가 하나씩 나왔다. 미국 치킨 프렌차이즈답게 한 조각이 매우 크다. 일단 먹기 편한 사이드부터.

    버터밀크 쉬림프.

    6조각에 5400원이면 결코 싼 가격은 아닌데, 생각보다 들어있는 새우도 통통하고 맛있었다. 다만 감자튀김의 임팩트나 맛, 가성비에 못미쳐서 새우를 어지간히 좋아하지 않으면 또 먹을 생각은 안들지도.

    소스 3종. 시계방향으로 유자칠리, 볼드바베큐, 볼드머스터드.

    소스들은 다 특이하고 맛있는 소스였다. 유자 칠리는 익숙한 칠리 맛이지만 유자 향이 나서 좋았고, 볼드머스터드는 생각보다 단맛이 없이 정말 머스터드 맛이 강렬해서 괜찮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볼드바베큐였다. 아니 이 맛은? 처음 TGIF가 들어왔을 때 느껴봤던 강렬한 바베큐맛? 미국계 프렌차이즈의 초기에만 느낄 수 있는 바베큐 소스맛이어서 즐겁게 먹었다. 아마 이 소스만 살 수 있다면 구매하고 싶을 정도. 케이준 프렌치프라이는 본가의 맛 답게 당연히 맛있었다.


    튼실한 외관.
    본격적인 버거. 디럭스 치킨 샌드위치.

    와, 이거 맛있다. 한국에도 치킨버거가 꽤나 퍼졌고, 사실 맘스터치 치킨버거는 꽤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편. 그 외 몇몇 개인 가게에서도 꽤나 본격적인 치킨버거를 팔고 있기에 돌아온 파파이스가 얼마나 하겠냐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일단 버거에 들어가는 튀김옷부터 뭔가 다르다. 치킨의 튀김옷과도 좀 다른 느낌이고, 안에 소스들도 치킨 맛을 잘 거들어주고 있고, 은근하게 쏘는 매운맛이 맛을 질리지 않게 해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번도 퍽퍽하지 않고 버터향이 고소하게 나는 맛있는 빵이었다. 괜찮은데?

    스파이시 치킨

    두 조각 중 클래식은 허벅다리, 스파이시는 가슴살이 나왔다. 부위를 선택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주는대로 먹는 편. 클래식과 스파이시 둘 다 맛있었지만 조각이 크고 튀김옷이 많이 붙어있다 보니 깨끗하게 먹을 수는 없었다. 가슴살은 정말 바싹 튀겨진 형태로 촉촉하진 않았지만 양념이 속까지 잘 염지되어있어 매콤하게 먹기 좋았다.

    추가주문 1. 코울슬로.

    이쯤에서 와이프는 느끼한 음식을 잘 못먹기 때문에 코울슬로를 주문했다. 치킨과 코울슬로는 뭐 그냥 찰떡이다. 다 먹어가면서 뭔가 헛헛해서 더 시킬까 하고 보니...

    안먹고 가면 섭섭한 비스킷.

    비스킷 오랜만이다. 역시 아는 맛. 퍽퍽하고, 버터향 나고, 딸기쨈 뿌려 먹으면 맛있는 비스킷까지.

    오랜만에 돌아온 파파이스는 완전히 미국 본토의 맛으로 돌아온 듯 싶다. 물론 K-버거도 생긴다고 하니 한국적인 접목을 좀 할 모양이기는 한데, 이전의 오만 메뉴가 다 생겼던 것에 비해서는 좀 더 근본파가 된 점에 우선 반갑다고 생각했다. 버거도, 치킨도 모두 맛있었고 특히나 소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일. 와이프는 짜다고 느꼈다고 하는데, 나는 나쁘지 않았던걸로 봐서 기존 치킨들에 비해서는 좀 짭짤한 느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럼 또 재방문을 할 것이냐? 일단 아직 오픈한 곳이 강남과 구디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가 근처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방문 의사가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먹으러 또 올 것이냐?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맛은 있지만 그렇다고 KFC, 맘스터치를 제끼고 시간을 소모하면서까지 먹어야 할 맛은 아니다. KFC와 맘스터치로 충분히 대체 가능한 선. 물론 다시 프렌차이즈를 늘려서 가까운 곳에 지점이 생긴다면 또 모르겠으나 이번 한 번 먹은 것으로 지금까지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어쨌거나 치킨도, 버거도 좋아하는 입장에서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할만한 일이다. 부디 K-화 당하지 말고 본토의 맛을 (본토 맛본 적은 없지만) 유지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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