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맛집] 문래동/문래역 에이프떡볶이클럽 - 가오픈

이젠 떡볶이를 좋아한다고 해도 될 듯하다. 사실 떡볶이는 그닥 선호하는 음식이 아니었다. 맵고, 달고, 짜고, 찐득거리고. 즉석떡볶이는 거기 한 술 더 떠서 번잡스럽고, 맵고, 심지어 조리하기에 따라서 맛까지 달라지다니. 근데 뭐, 이것도 다 과거의 일이지. 물론 지금도 엽기떡볶이처럼 기괴한 가격의 매운 떡볶이는 줘도 안먹지만서도, 그 외 다른 떡볶이들은 좋아하는 편이 되어서 와이프에게 먼저 먹으러 가자고 할 정도가 되었다. 나는 굳이 따지자면 즉석떡볶이 파로, 어디든 라면사리를 넣어 먹는 입장에서 라면사리가 더욱 잘 어울리기 때문에 선호한다.

 

사족이 길었고, 퇴근길에 보니 문래역에서 예술촌 가는 길에 새로운 떡볶이집이 오픈하는 모양이었다. 에이프떡볶이클럽. 뭔가 힙한데? 보니 6월 1일부터 3일까지 가오픈이어서 2일에 방문했다. 아마 지금은 정식오픈을 하였을 것. 꽤 늦은 시간에 갔음에도 영업중이셨고, 네이버 검색에 따르면 21시까지 영업하신다고. 즉떡집 치고 늦은 시간까지 하시니 출출할 때 이른 야식으로 좋지 싶었다.

 

가게 제공 외관.

건물 힙하다. 원래 간이 기사식당이 있다가 요상한 술집이 잠깐 영업하더니 드디어 제 자리를 찾은 느낌.

 

메뉴판

지금은 아마 바뀌었을지도? 가오픈 기간이라 즉떡 2인에 튀김류를 맛볼 수 있게 조금 주신다고 하셨다.

 

세팅

깔끔하다. 특히나 저 앞접시는 가볍고 편하기도 하고 좋더라.

 

드디어 나온 즉떡.

오, 일단 비주얼에서 기대감 상승. 야채는 내가 좋아하는 양배추, 깻잎, 파가 잔뜩 들어가 있어 이미 맛있을거라고 외치고 있었다. 만두도 흔히 보는 야끼만두가 아닌데? 기본적으로 모든 사리가 들어있다고 하셨고, 실제로 밑에는 라면사리도 있었다. 계란은 맥반석 계란으로 비주얼로는 일단 합격.

 

끓고 나면

대략 이렇다. 떡보다는 다른 부재료가 더 많은 스타일. 면도 그냥 사리면 아닌 듯 좀 굵은 편으로, 라면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국물은 적당히 밸런스 잡힌 맛으로, 과하게 맵거나 달거나 하지 않아서 좋았던 듯. 깻잎이 향긋해서 깻잎떡볶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꽤나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았다. 아, 맥반석 계란은 그 특유의 구운 향이 떡볶이와의 조화를 깨는 느낌이었다. 그냥 삶은 달걀이면 더 좋을 듯. 어쨌든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 

 

서비스로 나온 튀김.

이게 가오픈이라 주신 튀김 모둠. 감자, 콘징어, 오징어튀김이 조금씩 있었다. 튀김은 당연히 전체적으로 맛있었고, 오징어튀김이 특색있게 맛있어서 다음에 가면 시켜먹을 것 같았다.

 

문제의 볶음밥...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던 가운데, 그래도 가오픈이니 문제를 굳이 찾자면 이 볶음밥. 치즈는 가오픈이라 추가해주셨다고 하셨다. 보기에도 그렇지만 그냥 떡볶이 국물에 밥 비벼서 참기름, 김가루 뿌리고 치즈 올려서 녹인 느낌인데, 음, 임팩트가 너무 없다시피 했다. 따로 모아둔 떡볶이 국물을 받아서 끼얹어먹어야 할 정도로 간도 싱거운 편이었고. 사실 즉떡의 매력 중 하나가 맛있는 볶음밥에 있다고 본다면 이 볶음밥은 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아마 정식 오픈하고 나면 개선하실 것 같기도 하고. 김치나 간단한 야채류가 추가되고, 간이 좀 더 추가되면 맛있는 볶음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근처에 만족할만한 즉떡집이 생겼기 때문에 또 갈 것 같다는 점. 생각해보면 주변에 꽤 많은 즉떡집이 있는데 가까운 거리, 적당한 가격, 괜찮은 맛과 적절한 운영시간까지 보장하는 집은 에이프떡볶이클럽이 찰떡이지 싶다. 이제 정식 오픈 하였을테니 즉떡 좋아하시는 분들은 들려봐도 좋을 것 같다. 들리게 되면 또 포스팅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