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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문래동 찢은고기 - 가오픈 (12일 정식 오픈!)내돈내산맛집 2023. 6. 7. 23:05반응형
불과 1주일 전, 28일, 나는 고등학교 친구들 방에 어디 카밤 잘하는 곳 없냐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아이리시 카밤은 기네스에 베일리즈 + 제임슨 위스키가 담긴 샷을 떨어뜨려 한번에 죽 마시는 일종의 기네스 폭탄주로, 그 고소함과 독함, 그리고 끝에 들어오는 베일리즈의 단맛 때문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칵테일이다. 이전 학교에 있었을 때 가로수길 베이비기네스에서 열심히 마셨더랬지. 한창 아이리시 펍이 유행하던 당시에는 번화가에 나가면 아이리시 카밤을 어디서든 마실 수 있었는데 최근은 또 아이리시 펍이 유행이 지났는지 쉽게 찾기 어려운게 바로 이 아이리시 카밤이다. 사실 딱히 어려운 칵테일은 아닌데, 이걸 또 집에서 말아먹기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노릇이고...
그러던 중 오늘 와이프와 밥을 먹고 카페에 들렀다 지나는 길에 못보던 가게가 생겼다. 메뉴판을 슬쩍 보니 뭔가 풀드포크를 메인으로 하는지 이름도 '찢은고기'.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글쎄, 아이리시 카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집으로 한 30미터쯤 가다, 아, 이건 먹어야겠다고 다시 돌아가서 앉았다는 이야기.
안주. '찢은고기'는 아메리칸 펍을 표방한다고 한다. 그래서 풀드포크, 폭립을 중심으로 안주가 있고 그 외 적당한 안주들이 있는 모양. 이미 저녁을 먹고 와서 칠리프라이즈를 주문했다. 조만간 와서 플래터와 폭립을 먹어야 할 것 같다.
마실거리. 아이리쉬 카붐!!! 당장 고민할 것도 없이 2잔 주문.
기네스와 제임슨+베일리즈 샷 아 근본있다. 물론 기네스는 좀 더 많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다음 잔에서는 더욱 근본 넘치게 2/3까지 채워주셨다. 마시는 법은 간단하다. 샷잔을 잔에 넣고, 그냥 원샷하는 것.
숨 참고 샷 다이브! 사실 꽤 많은 양의 맥주를 원샷해야 해서 여자들이 마시기 좋아하는 칵테일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다. 잔에 담긴 베일리즈는 크림을 베이스로 하는 리큐르라 맥주에서 덩어리지며 꼭 무슨 계란 푼 국물처럼 변해버리는 것. 물론 맛에는 큰 지장이 없긴 한데 일단 보기 안좋다. 깔끔하게 원샷 하면 기네스의 부드러움, 쌉쌀함을 거쳐 위스키의 강렬한 풍미가 지나고 잔 끝에서는 베일리즈의 달콤함이 입안을 싹 씻어준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진감래주? 물론 난 고진감래주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으나, 정말 맛있는 술임에는 틀림 없는 것.
원-샷. 그래서 덮어놓고 마시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하고, 일어나면서 훅 취해서 정신 차리고 집에 못가게 된다. 주의. 두번째 잔 사진은 없으나, 기네스 비율을 좀 더 늘린 한잔을 먹으니 개인적으로는 만족도가 높았다. 원샷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는 모양인데 기네스 양에 차등을 둬서 기네스 소-중-대로 가격 차등을 두는 것도 좋아보인다. 어쨌거나 간만에 카밤을 마시니 리얼 car-bomb이 된 듯한 기분!
칠리치즈 프라이 맛있다. 사실 이걸 맛없게 하는게 더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해. 칠리가 많이 짜지 않았고, 감자튀김도 꽤 고급을 쓰시는지 맛이 괜찮았다. 메인 안주를 못 먹어본 것이 좀 아쉬운데 조만간!
하이볼. 짐빔 하이볼도 꽤 진한 맛으로 시원하니 좋았다.
힙한 실내 건물의 헤리티지. 아, 카밤은 정말 좋지만 이게 한잔 시키면 순식간에 훅훅 사라지니 어지간한 바에서 칵테일 먹는 것 만큼이나 돈이 든다는 것이 좀 문제다. 그래도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카밤을 하는 집이 생겼다? 아 ㅋㅋ 그건 못참지 ㅋㅋ 보아하니 사장님도 카밤 꽤나 드셔보신 분인 것 같은데 부디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고 정통 카밤(?)의 맥을 이어주셨으면 좋겠다.
아마 다음 월급 타면 카밤 한잔 충전하러 가지 싶다. 다음에는 안주도 먹으러 갈게요! 부디 오래오래 계셔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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