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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돈내산 맛집] 문래동 귀비주옥
    내돈내산맛집 2022. 4. 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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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음식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중국음식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만 꼽자면 그건 탕수육이고, 내가 고수의 맛에 눈을 뜬 것은 중국음식이며, 한 식당만 주구장창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내가 가장 많이 간 식당은 개봉동의 실크로드와 두만강 양꼬치이다. 친구들과 하루가 멀다하고 만날 때도 늘 중국음식을 먹었고, 와이프는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 '또 중국음식 먹으러 가?'라고 할 정도다. 짜장면 짬뽕을 비롯한 한국식 중국음식부터 양꼬치 지삼선을 비롯한 본토음식까지 가라지도 않는다. 심지어 키르기스스탄에서 현지교육을 받던 당시에도 날 먹여살리던 것은 학원 인근의 중국음식점이었다.

    귀비주옥에서 시킨 음식들

    요즘 문래동은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점차 풀리면서 다시 핫플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양키통닭으로부터 시작되는 메인스트리트에는 하루가 다르게 비범해보이는 가게들이 생겨난다. 이른바 힙플의 격전지랄까. 지난번 올린 계옥정(https://aeolian.tistory.com/93)의 옆에 생긴 귀비주옥은 세상에, 그 와중에 중국집인데 본토 중국음식과 한국식 중국음식을 다 파는 것 같았다. 당연히 가야할 장소에 저장하고 출격.

    오오 중화닭발 오오

    대체 어디서 알고 오는건지 이미 가게는 인산인해였지만 2인석을 따로 운영하는지 두명 손님은 칸막이를 둔 합석의 느낌으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시그니쳐라는 중화닭발, 어디서든 믿을만한 가지튀김, 매울 것 같아 크림파스타짬뽕을 시켰다. 음식은 생각보다 빨리 나왔는데, 갓 만든 뜨거운 느낌은 아니어서 조금 의외였지만 그래도 배고픈데 빨리 나오는게 어딘가.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중화닭발은 또 먹고싶은 생각이 반드시 들 것 같은 요리였다. 아주 매콤하고 자극적인 깐풍기 소스에 무뼈닭발 튀긴 것을 볶아낸 음식인데 이게 아주 기가막혔다. 나는 한국식 끈적한 매운맛에는 아주 약한데 이상하게 핫소스나 마라같은 매운맛에는 강한 편이어서 입에 너무나도 잘 맞았다. 거기에 맥주를 곁들이면 더 말할 것도 없는 조합. 사진 보는데 또 군침이 돌 정도의 맛이었다.

    크림파스타짬뽕. 뭔가 미묘한 간.

    한편 크림파스타짬뽕은 닭발의 자극적인 맛을 싹 감싸주는 부드러운 맛으로 조화가 괜찮은 편이었고, 얇게 썬 오징어가 잔뜩 들어가 식감도 좋은 편이었으나 간이 유독 약했던 느낌. 자극 폭탄인 닭발에 밀려서도 분명 있겠지만 간이 좀 더 선명했더라면 훨씬 맛있었을 것 같다.

    가지... 튀김?

    문제는 가지튀김. 물론 이것도 맛있게 싹 먹었다. 다만 우리가 기존에 아는 중국식 가지튀김과는 좀 차이가 있는, 가지빠스?의 느낌이었다. 두껍고 바삭한 튀김옷, 양념이 다 맛있었는데 튀김옷이 너무 두껍다보니 파삭촉촉하고 입천장이 데일것처럼 채즙이 뿜어져나오는 가지의 감칠맛은 다 감춰진 느낌이랄까. 또 겉이 매끈하게 튀겨지다보니 간 고기가 많이 들어간 소스도 제대로 묻지는 않았다. 튀김을 베어 물면 가지는 빠져나오고 튀김옷이 그릇처럼 남는데 거기에 소스를 담아 먹으니 딱 맛있는 정도였다. 워낙 맛있는 가지튀김을 많이 먹어서인지 영 만족스럽지 못했던 느낌.

     

    음식을 다 먹고 와이프와 나는 평이 완전히 갈렸는데, 나의 경우 중화닭발의 임팩트와 못먹어본 음식 때문에라도 또 오고 싶었던 음식점이라 평한 반면, 와이프는 간만에 그닥 더 오고 싶지 않은 음식점이라는 평이었다. 일단 시끄럽기도 했거니와 와이프는 나와 반대로 한국식 매운맛에 강하고 향신료의 매운맛에 약한 편이라 그런 탓도 있었던 듯. 가격이 나름 합리적이기도 하고, 음식은 특색있는 편이니 나는 잘 먹는 친구들과 한번쯤은 더 올 것 같다. 아직 오픈 초기라 좀 더  발전하고 변할텐데 음식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나면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 그 전에 저 중화닭발은 배달도 좀 해줬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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