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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이 잠든 사이에 (While You Were Sleeping , 1995)
    영화 2016. 4. 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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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영화 정보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260#)

     

    개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영화 선호는 주로 액션과 스릴러, 드라마에 치중되어 있으며, 공포는 애초에 선택하질 않고, 공포 다음으로 선호하지 않는 것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니 말 다한 셈. 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느냐면, 그 장르가 현실을 기반으로 판타지를 구축하되, 그 판타지가 너무 허무맹랑해서 개인적으로는 불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도시를 펑펑 날려버리는 악당들이 나오는 영화는 감각적 재미가 있고, 현실을 기반으로 한 스릴러는 진짜 있을 법한 일을 다루고 있어 섬뜩한 맛에 보고, 드라마는 삶의 단면을 영화적으로 보여주어 감동으로 이끈다면, 로맨틱 코미디는, 나에게 있어 그냥 현실을 따라했지만, 너무나도 현실이 아니어서 불쾌한 그 무언가에 속한다. 이른바 나에게 있어 영화의 '불쾌한 골짜기(위키백과 불쾌한 골짜기 - https://ko.wikipedia.org/wiki/%EB%B6%88%EC%BE%8C%ED%95%9C_%EA%B3%A8%EC%A7%9C%EA%B8%B0)'는 로맨틱 코미디인 것이다.

    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효시로 평가되는 이 영화 역시, 나에게는 불쾌한 골짜기의 구석에 걸쳐 있는 영화다. 아무리 로맨틱한 장치로 포장하고, 해피 엔딩으로 치장되었다고는 하나, 여자 주인공의 행동은 가히 재앙에 가깝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건 아니었다.'라고 포장하기에도, 오해로 인해 굴러가는 눈덩이를 멈추기는 커녕 더 키우기만 하는 여자 주인공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물론 이런 여자 주인공을 '포장'하기 위해 여자 주인공의 배경, 외로움, 상황 등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 정도의 설명으로 얼렁뚱땅 넘어가기엔 심히 부족하다. 게다가 가만 생각해 보면, 이 여자의 행동은 한 집안을 거의 풍비박산 내기에 충분한 행동이었다. 형과 동생 사이를 줄타지 않나, 결혼 당일에 깽판을 치질 않나, 중심 인물들 사이에 얽힌 여러 주변인물들 까지 생각하면 정말 재앙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지경. 물론,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힘으로, 더군다나 '착한' 로맨틱 코미디의 힘으로 모두를 (형과 형의 원래 약혼녀도 해피엔딩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크게 봐서 둘은 권선징악(?!)이라고 보는 수 밖에는 없겠지) 해피엔딩으로 이끌어 간다. 해피엔딩, 해피엔딩.

    나처럼 삐뚤어진 눈으로만 보지 않으면 이 영화는 충분히 착하고 예쁜, 90년대의 감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영화다. 풋풋한 산드라 블록의 모습과, 개찰구로 반지를 떨어뜨리는 인상적인 청혼 장면, 그리고 "잭과 결혼을 하고 나서 돌아왔을때 피터가 말했어요, 언제 자신의 동생과 사랑에 빠졌느냐고. 그때 전 이렇게 대답 했죠, '당신이 잠든 사이에.'" 라는 마지막 대사까지 포근한 이불 속에 누워 있는 것마냥 기분 좋게 볼 수 있다. 쩝, 제목은 While you were sleeping 인데 잠들어있던 You는 주인공도 아니고, 심지어 해피엔딩이라고 보기에도 뭣하고...

    이 영화가 정석에 가까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면, 이후로 보게 될 다른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의 비교에서 장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추측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장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500일의 썸머'만 해도 이 영화에서 100만 광년은 떨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원점을 확인했다는 의미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영화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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