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
D+6. 오르락 내리락 하다 하루해가 집니다.코이카 2015. 4. 23. 02:21
아_그냥_우리동네_뒷산이야.jyp 이런 곳에 살고 있다. 저 눈덮인 설산은 비쉬켁 시내에서 남쪽을 보면 어디에서나 보이는데 굉장히 신비롭달까, 적응이 안된달까. 그냥 차타고 죽 가다가 잠시 고개를 돌리면 저런 산이 눈앞에 있다. 꼭 그림으로 그려놓은 느낌인데, 사실 현실감은 떨어지는 편. 왜냐면 최근의 비쉬켁 날씨는 덥기 때문이다! 오늘만 해도 28도를 넘는 굉장한 날씨였다. 물론 건조한 날씨의 특성 상 그늘은 굉장히 시원하고, 밤에는 추울 정도로 일교차가 크다. 그래서 감기에 걸리기 쉽고,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듯도 싶다. 어쨌든. 본격적인 현지적응교육(이라 쓰고 그냥 하루 종일 언어교육이라 읽어도 무방하다)이 시작되니 삶이 상당히 단순해졌다. 홈스테이하는 집이 이름도 거창한 학원 런던스쿨에서 꽤 떨어져..
-
D+3, 첫 일요일. 첫 나들이.코이카 2015. 4. 20. 01:34
첫 일요일을 맞이했다. 이곳의 주말은 한국과 비슷한지, 홈스테이 가족들은 대부분 늦잠을 잤다. 다들 10시쯤에 기상하여 10시 반쯤 아침을 먹었으니 상당히 늦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황은 대동소이했다. 물론 햇빛이 강렬하게 들이침 + 12시쯤 취침하여 이미 충분한 수면을 취함이라는 악조건에 8시 30분쯤 일어난 나는 그저 침대에서 뒹굴뒹굴. 주말은 뭐,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수 밖에. 아침을 먹고 아주머니와 함께 집 근처에 열린다는 시장을 함께 가 보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파트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장같은 느낌인데 아침부터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어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농산물의 가격은 상당히 싼 편인데, 싼 만큼 거의 킬로그램 단위로 판매하여 혼자 사는 사람은..
-
D+2, 출발, 그리고 홈스테이?!코이카 2015. 4. 18. 21:36
한국에서 키르기즈로 오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지만, 직항은 에어비쉬켁이 여러가지 이유로 사라졌다고 하고, 가장 가까운 방법은 에어 아스타나를 이용하여 카자흐스탄을 경유하여 비쉬켁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가깝다고 해도 대기시간 포함 약 9시간이 걸리는 장거리이며, 마일리지 적립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여하튼, 공항에서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하고 여전히 실감나지 않는 마음을 다잡고 비행기를 타고 키르기즈로 향했다. 저 멀리 천산산맥이 보인다. 참 신비롭지만 적응하기 힘든 풍경인데, 비쉬켁 시내에서도 멀리 만년설이 쌓인 산이 보이니 더욱 꿈 속에 있는것만 같다. 연착 30분여를 포함하여 비쉬켁 공항에 도착하니 약 오후 8시경. 놀랍게도 공항인데 비행기가 없다! 정말로 비행기가 우리가 타고 온 ..
-
D+0, 여기보다 어딘가에.코이카 2015. 4. 16. 00:43
그저 평범한 날이다. 커다란 가방 두개를 다 싸고, 아직 전자제품들을 넣을 배낭을 싸지는 못했지만 해외로 2년을 떠나는 것이 그닥 실감나지는 않는, 그런 평범한 날이다. 커다란 두 개의 짐은 2년을 지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듯 하고, 또 어찌 보면 지나치게 많은 듯하여 갈피를 잡을 수 없지만 이젠 미련을 버리기로 한다. 당연히 가져가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담지는 못한다. 몇 번의 소포를 받아야 하겠고, 그럼에도 모자란 것들은 마음을 괴롭히겠지만 어쩌겠는가. 가져가지 못하는 짐보다도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정리하지 못한 인연들이다. 시간은 없는 듯 있는 듯 하여 마음만 급했고, 간신히 손에 닿는 범위의 사람들을 겨우 만났지만 여전히 남겨진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조차 전하지 못하고 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