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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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여의도 진주집내돈내산맛집 2023. 6. 2. 11:13
콩국수, 참 희안한 음식이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콩국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에 속한다. 어릴 적에는 싫어하기까지 했으니까. 일단 콩국의 식감, 맛 자체가 아동 입맛에 친화적인 것은 분명히 아니잖은가? 거기에 흔히 올리는 오이 고명, 애매모호한 간, 소금인지 설탕인지 정해져 있지도 않은 미묘함까지 더해지면 좋아하기도 쉽지 않은 음식인거라. 근데 신기하게도 어느새 여름이면 콩국수가 종종 생각나게 되었다. 아마 콩국수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사 먹은 것이 현대고 다니던 시절 가로수길 현대옥에서 먹은거였을텐데, 현대옥이 콩나물국밥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그 콩국수가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콩 비린내가 콩 고소함으로, 닝닝한 맛이 슴슴한 맛으로, 소금과 설탕의 모호함이 소금과 설탕의 자유로 인식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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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신도림역/도림동 도림186내돈내산맛집 2023. 5. 27. 16:10
동네에 맛있는 중식당이 있다는건 참 좋은 일이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중식 맛집을 찾아다니던 시절은 지났지만, 지금도 맛있는 탕수육과 짜장면에 대한 욕구는 늘 내 마음 어딘가에서 꿈틀대고 있으니까. 도림186은 맛집의 불모지에 가까웠던 도림동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이 동네의 강자로 자리잡은 중국집이다. 쿠팡이츠로 배달이 가능해서 먹어본 적은 있었지만, 가게에 방문한 것은 처음. 문제는 가게의 규모는 협소하고, 술도 팔다보니 거의 1시간을 기다려 마지막 손님으로 입장했다는 것. 결론만 말하자면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는 맛이었지만, 또 기다릴거냐고 물으면 일단 부정적이라는 것. 세상에 기다려서 먹어서 맛있는 음식은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니까. 친구와 둘이 가서 탕수육, 짬뽕, 해물덮밥을 시키고 만두는 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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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석계역 스시다온내돈내산맛집 2023. 5. 25. 15:44
근래 스시 오마카세를 몇 번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예전에는 스시 오마카세 한 번 가려면 강남이든 홍대든 번화가를 나갔어야만 했는데, 이제는 어느 동네에나 찾아보면 그럴싸한 곳이 있다. 한편 학교도 코로나를 벗어나려는지 몇년만에 협의회비가 나왔다. 근처에 괜찮은 오마카세집은 어느덧 인기가게가 되어 갈 수가 없고, 지하철을 좀 타야되지만 성북구의 희망이라는 스시다온이 갈만한 상황이어서 예약하고 출발. 예약은 캐치테이블로 가능하고, 다른 초유명 오마카세에 비해 예약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다. 근데 이 가게, 정말 주택가 한가운데 뜬금없이 있다. 역에서 골목으로 한참 들어가다 연립주택 골목 1층에 있는 특이한 위치. 그런데 웬걸, 이런 애매한 위치, 애매한 시간에 가게가 만석이었다. 사람들 대단해. 다찌가 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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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홍대 스페이스원 (유튜브 장사의 신)내돈내산맛집 2023. 5. 22. 20:57
유튜브 장사의 신을 구독하다보면, 자영업이라는게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장사의 신은 유튜브판 골목식당으로 불리는, 꽤나 인기있는 컨설팅 프로그램인데 은현장이라는 사람의 카리스마덕에 장사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꽤 볼만하다. 그러던 중, 홍대에 버거집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가보기로 하였다. 영상에서도 꽤 맛있다고 칭찬하던 버거니 기대를 하고 입장했다. 가게는 홍대 놀이터 안쪽의 골목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크고 1.5층의 테라스가 시원시원했다. 몇번 이야기한 바 있듯 나는 버거를 매우 좋아하고, 특히 다운타우너의 버거를 좋아하는 편인데 여기 버거가 마침 다운타우너를 벤치마킹 했다고 들었다. 이거 못참지. 불고기버거 세트와 더블치즈버거를 시켰다. 프라이는 칠리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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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만리동 유즈라멘내돈내산맛집 2023. 5. 9. 21:58
지난 겨울은 유독 추웠다. 든든한 지방을 두르고 있는데다 원래 몸에 열이 많은지라 지금까지는 추위를 잘 안탄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겨울은 정말 견디기 힘들 만큼 추웠다. 출퇴근길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와이프의 오리털 이불을 덮고 잘 정도였으니. 그럼에도 먹는 열정이 아직은 살아있었는지 참 멀리도 밥 먹으러 왔다. 아마 학교가 뭔지 일찍 끝나는 날이어서 점심으로 먹으러 온듯. 같은 교무실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만리동의 유즈라멘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니 이 추위를 뚫고 대체 대기가 몇명이냐. 빠져나갈 구멍은 없엉... 저기는 닫아서 쌩으로 기다렸다. 근 1시간 기다린듯. 참고로 기다려서 먹는거 너무 싫어한다. 대체 기다리는게 문화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원래는 기다리지 않고 옆 집으로 가지만, 사실 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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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문래동 월화갈비내돈내산맛집 2023. 5. 8. 23:18
블로그... 그것은 계륵. 도대체가 꾸준히 할 수가 없으니 맛집블로거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러다간 영원히 안쓸 것 같아서 간신히 찾아 쓰는 지난 달의 기록. 와이프는 돼지갈비를 좋아한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음식은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법칙에 따라 나는 돼지갈비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양념에 잰 고기는 매콤한 계통의 양념, 제육볶음류를 빼고는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고기는 생고기를 구워서 소금 찍어먹는게 가장 맛있지 않나? 심지어 양념고기는 굽기도 어렵고 타기도 잘 타고. 어쨌거나 와이프 생일로 가족모임을 했기 때문에 음식은 돼지갈비로 결정. 문래동에 월화갈비가 생겼다기에 이 곳으로 결정했다. 일단 구워준다는 점에서 100점이야. 태울 일은 없겠군. 일단 뭐, 대부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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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구로디지털단지 파파이스내돈내산맛집 2022. 12. 25. 23:25
파파이스는 KFC와 함께 치킨 프렌차이즈를 지배하던 곳이었다. 사실 미국 요리를 잘 몰라서 잘은 몰랐지만, KFC와 파파이스는 결이 달랐기 때문에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지. 파파이스는 버거와 치킨도 그랬지만 케이준 감자튀김이 정말 맛있었다. 그냥 밋밋한 감자가 주를 이루던 느슨해진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업계에 긴장감을 주는 맛이랄지 그런 느낌? 그러다 맘스터치가 생기고, 맘스터치가 가성비로 자리를 굳건히 잡으며 파파이스는 점점 자리를 잃어가더니 어느 새 철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케이준 감자튀김도 맘스터치에서 완전히 대체했기 때문에 크게 아쉬울건 없었지만, 그래도 파파이스 버거가 꽤 맛있었어서 선택지 하나가 줄어드는건 좀 슬픈 일이기는 했다. 사실 파파이스랑 맘스터치 운영사가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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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맛집] 영등포역/타임스퀘어 늘봄 곤드레밥상내돈내산맛집 2022. 12. 22. 23:21
나는 김치나 한식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뭐 사실 지금도 딱히 한식 못 먹는다고 죽을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예전처럼 무한으로 양식을 먹거나 배달 음식을 먹으면 속이 부대끼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요즘 집에서 가장 맛있게 먹는 것도 김치다. 솔직히 한식 먹으면 속이 편하잖은가? 그래서 예전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렇게 된장국에 집밥을 찾으셨나보다 싶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외식을 하다보면 딱 맛있는 백반은 드물다. 애초에 백반이란건 참 애매한 음식이라서, 어찌보면 너무 올드하고, 어찌보면 너무 허접하고, 어찌보면 너무 어려운 음식이라 그런갑지. 그래서 결국 한식으로 국밥이나 분식집을 찾지만, 이건 또 다른 의미에서 속이 부대끼는 것. 와이프와 운동 후 저녁을 먹고 들어갈..